▶ 4분기 채용 사실상 동결, CBB·PCB는 인력 줄어
▶ 직원들 올라간 몸값 부담, 해고 늘고 급여 인상 줄듯
한인 은행들이 인력 운용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경영 호조로 매분기 증원해온 채용을 지난해 4분기에는 사실상 동결한 것인데 경기 침체를 앞두고 비상 경영에 돌입한 결과로 분석된다. 직원들의 임금 상승폭은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향후 위기가 심화되면 해고가 활발해지면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1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6개 남가주 한인 은행(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PCB뱅크, 오픈뱅크, CBB뱅크, US메트로뱅크)들의 지난해 4분기 풀타임 직원수는 총 2,97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2,970명) 대비 5명 상승에 그쳐 사실상 동결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828명)와 비교하면 직원수가 147명 늘었음을 고려하면 신규 채용이 최근 급감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이번 분기부터는 한인 은행들 직원수의 감소가 확실시되는 상황인 것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이미 인원 감축을 시작한 곳이 나타나고 있다. CBB뱅크가 지난해 3분기(190명) 대비 4분기(179명)에 직원 숫자가 11명이 줄었고 PCB뱅크도 같은 기간 274명에서 272명으로 인력이 줄었다.
CBB의 경우 지난해 3분기부터 감축을 시작했는데 남가주 한인 은행들 중에 인력 조정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줄어든 직원의 상당수는 최근 시장이 급냉한 모기지 부서이거나 향후 신규 수요를 늘리기 힘든 대출 파트 직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높아진 한인 은행 직원들의 몸값도 인력 운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6개 한인 은행들은 풀타임 직원 급여로 총 3억8,650만 달러를 썼다. 이는 전년 동기(3억3,473만달러) 대비 15.5% 증가한 것이다. 팬데믹 이후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퇴사를 막기 위해 급여를 올려준 결과다.
결과적으로 한인 은행들의 풀타임 직원들의 지난해 1인당 평균 연봉(총 급여액/총 직원수)을 계산해보면 12만9,914달러로 거의 13만 달러에 달했다. 일부 고위직들이 큰 금액을 챙겨가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와 같이 올라간 연봉은 경기 침체기에 해고를 촉발할 우려가 있다. 올라간 임금을 깎는 것은 쉽지가 않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통해 상당수의 직원들을 잘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은행들이 직원 숫자를 줄이면서 동시에 임금 상승폭도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누적 연봉상승률(15.7%)에 비해 연간 총액 상승률은 소폭(15.5%)이지만 하락했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한인 은행들은 주류 은행들처럼 인력을 대거 정리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도 “앞으로 다른 비용 절감 방안을 먼저 추진하겠지만 필요하다면 인력 조정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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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