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묵의 살인자’ 한국 사망원인 4위
▶ 뇌경색과 뇌출혈… 치료 서로 달라 · 고혈압 등 기저 질환 잘 관리해야
뇌졸중이 의심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되도록 빨리 치료를 받아야 뇌 손상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을 때 바깥 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어지럽고 구토 증상이 생긴다면 뇌졸중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뇌졸중(腦卒中ㆍstroke)은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져(뇌출혈) 뇌세포가 손상돼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는 뇌졸중을 ‘중풍’으로 부르지만 뇌졸중이 아닌 질병도 포함하는 개념이기에 뇌졸중이 정확한 표현이다. 뇌졸중에 매년 10만5,000명 정도가 노출되고, 5분에 1명씩 발생하고 20분에 1명꼴로 사망한다.
한국내 사망 원인 4위여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다행히 목숨을 건져도 40~60% 정도가 발음ㆍ보행ㆍ운동장애 같은 후유증을 앓고, 우울증 같은 정신적 문제도 겪는다.
이호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졸중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며 “손상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고, 대처가 빠를수록 뇌 조직 손상과 이로 인한 후유증을 줄일 수 있으므로 증상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뇌졸중 발생 시 재빠른 대응과 치료를 위해 평소 의심 증상을 알아두는 게 좋다.
대표적인 뇌졸중 의심 증상은 크게 4가지다. ▲‘이’ 하면서 웃지 못하거나 ▲양손을 앞으로 뻗지 못하거나 한쪽 팔다리에만 힘이 없거나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실어증 증상이 있거나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는 경우 등이다.
이들 4가지 증상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즉시 119에 전화해 뇌졸중센터를 찾아야 한다. 자세한 증상을 기억하기 어렵다면 ‘이웃ㆍ손ㆍ발ㆍ시선’을 외워두는 것도 방법이다. 이 밖에 두통, 구토, 어지럼증, 걸음걸이 이상, 복시(複視), 음식이나 물을 삼키기 어려워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일시적으로 뇌졸중 의심 증상이 왔다가 수분 내에 호전되는 ‘일과성 뇌허혈발작’ 증상이 있다면 뇌졸중 진행 확률이 높으므로 증상이 사라졌다고 방심하지 말고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어지럼증으로 발생하는 뇌졸중의 경우 30%는 전조 증상을 모르고 지나가기 쉽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일반적으로 고혈압, 당뇨병, 심장 질환, 이상지질혈증, 흡연, 음주, 비만 등이 원인이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에 의해 손상된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뇌혈관을 점차 좁게 만들어 혈액 공급이 부족하거나, 좁아진 부위에서 혈전이 떨어져 나가 혈관을 막을 수 있다.
심방세동, 심장 판막 질환 등 심혈관 질환이 있으면 심장에서 만들어진 혈전이 뇌로 들어가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이 발생할 수도 있다. 뇌출혈은 갑자기 혈압이 오르면 죽상경화가 발생해 신축성이 떨어지고 약해진 혈관 벽이 터져 생길 수 있다. 뇌졸중 치료는 뇌경색과 뇌출혈에 따라 달라진다.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뇌혈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혈관 질환 등을 빨리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흡연, 과음, 먹는 피임약도 혈관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식사는 과도한 소금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 섭취를 줄이는 한편 체중을 조절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운동은 무리하지 않을 정도의 유산소운동을 1주일에 3~4회 이상 시행하는 것이 좋다.
뇌경색 환자라면 항혈소판제 및 항응고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넘어지거나 다치는 등 외상이 발생해 지혈에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뇌졸중이 의심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되도록 빨리 치료를 받아야 뇌 손상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또 한 번 뇌졸중이 발생하면 급성기 치료가 이뤄져도 뇌가 받은 손상 정도에 따라 후유증이 남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기검진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혈관 질환 등 뇌졸중 원인이 될 수 있는 기저 질환이 있다면 잘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