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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기다렸던 현장 예배 전면 개방된 해’

2022-12-29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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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남가주 한인 교계 주요 뉴스

▶ 남가주 한인 교계도 교세 위축에 고민 더욱 깊어져…팬데믹 이후 달라진 ‘목회·선교’ 대비 전략 마련 해야

‘그토록 기다렸던 현장 예배 전면 개방된 해’

고 김광신 목사가 1994년 모스크바 선교 대회에서 설교하는 모습. 모스크바 선교 대회에는 1만 3,0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수 목사 제공]

‘그토록 기다렸던 현장 예배 전면 개방된 해’

4월 열린LA 서밋 콘퍼런스에 참석한 선교사 및 관계자들이 행사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KWMF제공]


남가주 한인 교계는 벅찬 기대로 2022년을 시작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사실상 종료된 해로 현장 예배 전면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해다. 기대대로 현장 예배를 자유롭게 드리게 됐지만 교세 감소 추세가 남가주 한인 교계에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인 교회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를 위한 전략 수립으로 분주했던 한 해가 저물고 어느덧 새해를 코 앞두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 남가주 한인 교계 주요 뉴스를 정리해본다.

▲ 은혜한인교회 개척 김광신 목사 별세

올해 5월 남가주 한인 교계 거목인 김광신 목사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다. 남가주의 대표적인 한인 교회 중 하나인 은혜한인교회 설립자인 김 목사는 향년 87세의 나이로 5월 2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42세의 나이에 신학교에 입학해 늦깎이 목사가 된 김 목사는 한국 기독교는 물론 세계 선교사에 남을 만한 눈부신 선교 성과를 이뤄냈다. 김 목사는 1982년 세 가정과 함께 미국 은혜 한인 교회를 개척해 미주 최대 한인 교회 중 한 곳으로 성장시켰다.


2004년 개척한 서울 은혜 한인 교회와 미국 은혜 한인 교회를 통해 러시아, 아프리카, 중국, 베트남, 남미 등 9,000여 개의 교회를 세우며 반평생 선교에 몸을 바쳤다. 김 목사는 별세 3일 전 성도들에게 남긴 사랑의 편지를 통해 “우리 인간은 예수님을 만날 때만이 영원을 바라보며 우리의 삶의 길을 확실히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빛이 있을 동안에 다녀 어두움에 붙잡히지 않게 하라’고 하셨습니다”라는 권고를 남기고 천국으로 떠났다.

▲ 한인연합감리교회, 교단 분리 놓고 둘로 나뉘어

미국 최대 연합감리교단인 ‘연합감리교회’(UMC)가 교단 분리 문제를 놓고 수년간 내홍을 겪는 가운데 교단 소속 한인 교회 간 첨예한 입장 차이가 올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UMC는 성소수자 수용 여부를 놓고 이미 2020년 기존 신학적 견해를 고수하는 보수 교단과 성소수자 수용을 인정하는 진보 교단과의 분리안이 도출됐다. 올해 5월에는 기존 보수 전통 교리를 따르겠다는 교회가 중심이 된 새 교단 ‘글로벌 감리교회’(GMC)가 출범했다.

그러던 중 기존 교단인 UMC 잔류를 지지하는 ‘연합감리교회의 연대와 화합을 위한 모임 대표’(이하 ‘모임’)는 지난 7월 교단 분리안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안명훈, 이용보, 정호석, 김규현, 문정웅 등의 목사가 대표하는 모임은 “총회가 2024년으로 연기됐기 때문에 앞으로 2년간 교단 분리안이 공식적으로 결정될 수 없다”라며 “따라서 총회 결정이 있기 전 교단을 떠나는 것은 ‘분리’가 아닌 교회의 ‘개별적 탈퇴’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에 탈퇴 쪽으로 가닥을 잡은 ‘연합감리교회 한인교회총회’(한교총·회장 이철구 목사)와 ‘전국평신도연합회’(회장 안성주 장로)도 별도의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UMC 장정에 명시된 결혼의 정의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인데 이 같은 정의를 ‘결혼은 두 사람의 결합’으로 변경하려는 것이 교단 내 진보주의자들의 시도”라며 비성서적 가르침으로부터 한인 교회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UMC에는 약 245개에 달하는 한인교회와 약 4만 5,000명의 한인 교인이 소속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동양선교교회 교인·담임 목사 간 법적 분쟁 일단락

LA의 대표적인 한인 이민 1세대 교회 동양선교교회(담임 목사 김지훈)가 한동안 법적 분쟁에 휩싸였다. 일부 교인과 담임 목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법정 소송으로 비화했고 교인 간 발생한 물리적 충동으로 인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1년 넘게 지루하게 이어진 교회 갈등을 바라보는 한인 이민자들의 심정은 안타깝기만 했다.


1년 반이 넘게 이어졌던 교회의 법적 분쟁이 지난 4월 가주 항소 법원이 교회 측 임시 공동회의 및 재선거 결과를 인정하는 LA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의 원심판결을 확정하면서 일단락됐다. 4월 내려진 원심판결 확정 6개월 전인 2021년 10월 LA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은 담임 목사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을 기각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김지훈 담임 목사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인이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도록 목회하겠다”라며 향후 각오를 밝혔다.

▲ 전 세계 한인 선교사 164명 남가주에 모여

전 세계 56개국에 흩어져 있는 한인 선교사 160여 명이 올해 남가주에 모였다. ‘한인세계선교사회’(KWMF)는 지난 4월 풀러턴 소재 은혜한인교회(담임 목사 한기홍)에서 한인 선교사 164명이 참가한 가운데 2022 LA 서밋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코로나 시대의 선교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한인 선교사와 강사들은 나흘동안 진행된 콘퍼런스에서 선교지 사역 현황을 전하며 달라진 선교 환경에 필요한 선교 전략 구축을 위해 열띤 토론을 나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선교 현장과 팬데믹 상황에서 전 세계 많은 한인 선교사가 어려운 현실에 처하게 됐음이 알려졌다. 콘퍼런스는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지혜를 모아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콘퍼런스에는 송태근 목사(삼일교회), 한기홍 목사(LA 은혜한인교회), 권준 목사(시애틀 형제 교회), 루이스 부시 선교 전략가, 황덕영 목사(안양새중앙교회), 황성주 박사, 이대학 선교사, 앤드루 김 선교사, 강형민 선교사 등 19명의 선교 전문가가 참가해 전환기의 시대적 요청, 한국 선교 자원의 자산화, 전략적 선교를 위한 선교사의 역할, 지속 가능한 선교를 위한 선교사의 연합 등의 주제로 논의를 펼쳤다.

▲ 베이비 박스 이종락 목사 LA에서 올해의 생명상 수상

‘베이비 박스’로 잘 알려진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가 지난 9월 친 생명 보호 단체 ‘라이브 액션’(Live Action)이 선정하는 제3회 올해의 ‘생명상’(Life Awards)을 수상했다. 이 목사는 9월 17일 오렌지카운티 다나 포인트 리츠 칼턴 호텔에서 개최된 시상식에 참석해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 최초로 이 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라이브 액션은 미국 최대 친 생명 보호 단체로 시상식에 앞서 16일 주사랑공동체와 한국, 미국 등지에서 생명 보호 운동을 공동으로 전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올해 생명상 수상자로는 이 목사 외에도 미시시피주 최초 여성 법무부 장관 린 핀치와 캐나다 친 생명 보호 운동가 매리 와그너 등의 인물이 선정됐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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