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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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웠던 한해, 나눔으로 따뜻해지는 연말

2022-12-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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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달려오니 어느덧 세밑,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손길들이 분주하다.

올해는 다들 힘들었다. 정신없이 치솟은 개스비와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는 가벼워지고 각종 경제활동은 위축됐다. 지금은 개스값이 다시 4달러 대로 떨어졌고 인플레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위축된 소비심리는 당분간 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매출과 사이버먼데이 매출은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큰 폭의 할인으로 고객들을 유혹했고, 오랜 팬데믹으로 지친 사람들이 보복 소비에 나섬으로써 쇼핑 열기가 뜨거웠다는 분석이다.


그런 한편 쇼핑은커녕 당장의 끼니가 걱정인 사람들이 있다. 자녀들이 있는 저소득층 가정, 빈곤층 독거노인들, 추운 날씨 속에 겨울을 나야하는 노숙자들… 수많은 불우이웃이 무섭게 오른 식품비의 타격에 허우적거리며 가느다란 생존의 끈에 매달려있다. 올해 미국의 많은 지역에서는 푸드 뱅크와 팬트리를 찾는 사람들이 30%나 증가했고, 푸드 스탬프 신청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성탄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한다면, 한해를 무사히 보낸 감사를 세어본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일은 선행이 아닌 ‘갚음’이다. 오늘의 이 자리, 내가 갖고 누리는 것들이 나 혼자만의 능력이 아니라 이 사회 전체의 나눔이었음을 헤아린다면 그 혜택에서 소외된 이웃들을 형편 닿는 대로 돕는 것은 선행이 아니라 ‘의무’다.

돌아보면 나눔의 대상은 주위에 많고도 많다. 개인적인 기부가 마땅치 않으면 교회를 통해서, 봉사기관이나 구호기관을 통해서, 혹은 곳곳에서 마주치는 구세군 자선냄비에 온정의 손길을 보탤 수 있다.

선물 쇼핑을 줄이고 조금씩 더 기부하자. 나누면 나눌수록 커진다고 한다. 그리고 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보다 더 큰 기쁨을 누린다. 그러니 나눔은 바로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해도 좋겠다. 올해의 가장 큰 선물을 나에게 선물하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2022 세모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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