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들의 펜타닐 과다복용이 미국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몇 주 동안 LA통합교육구에 보고된 펜타닐 과다복용 사례는 9건, 이 가운데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13일 할리웃의 헬렌 번스타인 고교에서 15세 여학생이, 30일에는 풀러튼의 트로이 고교에서 17세 여학생이, 그리고 지난주에는 엘 카미노 리얼 고교의 17세 남학생이 모두 펜타닐을 복용한 후 숨졌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하면 2021년 한 해 동안 7만1,000여명이 펜타닐 과용으로 사망했다. 18~45세 미국인의 사망원인 1위로, 코비드19, 자살, 자동차사고로 인한 죽음보다 더 많은 숫자다. 특히 10대 고교생들을 중심으로 펜타닐 과용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자 마약단속국(DEA)은 부모와 자녀를 대상으로 무지개 색상의 펜타닐에 대한 특별주의보를 발령했고, LA카운티보건국도 건강경보(Health Alert)를 내렸으며, LA통합교육구는 모든 소속 학교에 해독제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가주 검찰도 대대적 단속을 천명하고 나섰다.
펜타닐은 원래 말기 암이나 수술 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오피오이드(아편유사제) 계열의 마약성 진통제다. 이 약의 진통효능은 ‘마약의 끝’으로 통하는 헤로인의 100배, 모르핀보다 200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만큼 중독성도 높다.
최근 들어 이 약이 젊은 층에 확산되는 이유는 마약 밀거래 조직들이 유통망을 호기심 많고 반항심 많은 사춘기 청소년들에게까지 확장하기위해 의도적으로 알록달록한 색을 입힌 ‘레인보우 펜타닐’로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사탕처럼 보여 아이들이 쉽게 접근하고 구입하여 복용하도록 유도하는 무서운 수법이다.
이처럼 치명적 위험에 놓인 청소년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들과 자주 대화하며 그 위험성을 알리고, 소셜미디어의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 혹시라도 자녀가 유혹에 노출되지 않도록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한다. 또한 보건당국의 권고대로 가정에 펜타닐 검사키트인 테스트 스트립(Fentanyl test strips)과 약물 해독제인 날록손(Naloxone)을 비치해두어 만일의 응급상황에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합성마약에 아이를 잃는 비극만은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