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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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밟으며

2022-10-03 (월) 유향순 / 알렉산드리아,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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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 불어오니
신이 난 다람쥐가
몇 개 안 남은 배를
모조리 갉아 먹고
이제는 대추나무로
놀이터를 옮겼다.

옛날에는 못 보았다
단풍의 아름다움에
수확의 계절 잊어버리고
산야의 풍경에 도취돼
삶이 무지개색이라 생각했다

이제는 산도 멀어지고
가을을 만끽 하려니
몸은 낙엽처럼 시들고 생각만 앞서
가을바람에 단풍이 들어도
무정한 세월만 보낸다.

<유향순 / 알렉산드리아,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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