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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지구 시의원 공백과 혼란

2022-09-14 (수) 한형석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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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10지구는 LA 한인타운을 포함하며 LA에서 한인 인구가 가장 많아 한인사회와 연관이 깊다. 지난 선거구 재조정으로 한인타운이 10지구에 모두 포함되면서 더욱 깊어졌다.

이러한 10지구에서 시의원의 공백과 대행 임명이 반복되며 10지구에 불이익과 혼란을 가져왔다. 최근 시의원 대행이 임명되며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아직 변수가 많이 남아있어 10지구 주민들과 시정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인타운과 그 남서쪽 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10지구의 본래 시의원은 마크 리들리-토마스인데, 지난 10월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연방 대배심에 기소된 후 시의회에 의해 직무가 정지됐다. 이후 올해 3월이 되서야 허브 웨슨 전 시의장이 가까스로 10지구 시의원 대행직을 맡게됐지만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지난 7월 직무가 정지돼 다시 시의원 공백이 이어졌다. 그리고 이달 초 10지구 수석보좌관인 헤더 허트가 다시 10지구 시의원 대행으로 임명됐다.


시의원이 없으면 수석보좌관이 리드하는 체제가 되는데, 시의회에서 투표권이 없고 발언권도 매우 제한적이다. 법안도 자체 발의할 수 없어 중요한 안건이 있다면 다른 시의원이 대신 해줘야 하고, 지역내 새로운 프로젝트 진행도 어려워 진다. 이러한 이유 외에도 시의원의 영향력이 필요한 지역 행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시의원이 없기 때문에 생겨나는 직간접적 문제들이 상당히 많다.

앞서 2022-2023 회계연도 LA시 예산안에서 10지구에 지역개발 관련 예산 배정이 상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또한 시의원 공백이 주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각 지역구 시의원들은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 특정기간 동안 본인의 지역구 안에 중요한 사업들을 요청해서 단독 예산을 배정받는데, 해당 기간 10지구 시의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다양한 문제들이 생기기 때문에 시의원 공석을 메우는 일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현재 허트가 시의원 대행이 임명돼 10지구가 안정화되는 듯 보이지만 아직 혼란의 변수는 남아있다.

마크 리들리-토마스 재판결과는 약 2개월 후인 11월 중순에 나온다. 연기될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은 연기되지 않았다. 만약 리들리-토마스가 무죄로 판명된다면 자동적으로 허트가 물러나고 리들리-토마스가 시의원으로 복귀하게 된다.

일단 리들리-토마스가 무죄 판명으로 복귀하면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일단 그가 잃었던 돈(시의원 임금)과 시간(시의원 임기)을 보상받으려 할 것이며 이를 위해 ‘무고한’ 자신을 정직시킨 시의회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공산이 크고, 리들리-토마스의 임기는 2년여 더 늘어나 10지구 선거는 미뤄지게 될 것이다. 또한 리들리-토마스는 웨슨이 시의원 대행을 할 당시 영입했던 보좌관들을 숙청하고 새로운 보좌관들을 영입할 전망인데, 현 시의원 대행인 허트가 대표적인 ‘웨슨 사람’이다.

반면, 만약 11월 재판에서 리들리-토마스의 혐의가 인정되면 시의원으로 영영 복귀하지 못하게 된다. 일각에선 리들리-토마스가 총 20개에 달하는 혐의로 기소된 만큼 회생이 힘들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허트가 일단 시의원 대행을 유지하면서 보궐선거가 추진될 수 있다. 투표로 새로운 정식 시의원을 뽑는 것이다. 보궐선거 실시가 확정된다면 내년 중순 정도에 치러지게 될 전망인데, 리들리-토마스가 유죄 평결을 받게되면 보궐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10지구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되면 후보를 놓고 한인사회를 비롯한 10지구와 시의회가 들썩이게 될 것이다. 지난번 10지구 선거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셨던 한인 그레이스 유 변호사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보궐선거가 치러지지 않을 수도 있다. 짝수 지구 시의원 선거가 2024년에 또 있기 때문에 예산 낭비 등의 이유로 허트가 시의원 대행을 2024년까지 계속 맡는다는 선택지도 있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리들리-토마스가 아닌 웨슨이 영입했던 인물이자 주민들의 투표에 의해서 뽑힌 시의원이 아닌 허트가 오랜기간 자리를 유지하는데 대한 자격논란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

<한형석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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