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K-팝? 이젠 K-맥주입니다”

2022-09-05 (월) 유제원 기자
크게 작게

▶ 메릴랜드 양조장서 만든 맛있는 수제맥주, 신선한 생맥주 인기

▶ 영원무역, 동양의 신비를 담은 B·T·S 독자개발 브랜드 상품 출시

“K-팝? 이젠 K-맥주입니다”
“K-팝? 이젠 K-맥주입니다”

‘B·T·S 맥주’는 메릴랜드 브룩빌에 위치한 양 조장(The Beer Farm)에서 생산된다., 4개씩 묶어 12.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K-팝? 이젠 K-맥주입니다”

영원무역 황원균 대표가 자체 브랜드 수제맥주를 소개하고 있다.



K-팝이 대세다.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K-팝이 먹힌다. 이제 더 이상 원조 논란은 무의미하다. 대중은 바로 지금 반응하기 때문이다. K-팝과 마찬가지로 맥주를 즐겨 마시는 미국시장에서 한국의 수제맥주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한인들의 도전정신이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메릴랜드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에 위치한 영원무역(대표 황원균)은 동양의 신비를 담은 독자 브랜드 수제맥주를 출시했다.

▲ 베이징·도쿄·서울 이름 딴 B·T·S 맥주
한국의 소주, 막걸리, 맥주를 비롯해 일본 사케 그리고 유럽의 와인까지 다양한 주류를 수입·유통하고 있는 영원무역은 워싱턴 지역(DC, MD, VA)은 물론 인근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까지 주류 도매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자체개발 브랜드 상품을 출시한 영원무역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한인이 만든 수제맥주를 선보이게 됐다. 영원무역 황원균 대표는 “주류업계 만큼 텃세가 심한 분야가 없다”며 “여러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메릴랜드에 위치한 양조장과 계약을 맺어 자체 브랜드 수제맥주를 공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직접 브랜드 디자인에 참가한 황 대표는 “동양의 신비가 최신 트렌드”라며 맥주 이름도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3개 도시, 베이징(Beijing)·도쿄(Tokyo)·서울(Seoul)로 정했다. 각 도시의 첫 글자를 따면 B·T·S가 된다. 기막힌 우연이 아닐 수 없다.
베이징맥주에는 용, 도쿄맥주에는 사슴, 서울맥주에는 호랑이가 그려져 있다. 마치 민화를 찢고 나온듯한 독특한 색감과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 MD 리커 스토어, VA는 마트서 구입
B·T·S 맥주는 전 세계 맥주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라거(Lager) 맥주다. 시원하고 깔끔한 청량감을 자랑하는 라거는 호불호 없이 누구나 무난하게 마실 수 있다. 대표적인 라거는 삿포로, 하이네켄 등이며 한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맥주도 바로 라거다.
B·T·S 맥주는 라거에 익숙한 한인은 물론 다양한 취향의 미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라거에서 다소 부족할 수 있는 풍미를 살리기 위해 알코올 도수를 5도로 높여 깊은 맛을 더했다. ‘라거는 싱겁다’는 불만을 미세한 차이로 극복했다. 또한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로컬 양조장에서 바로 생산해 공급하는 신선한 생맥주(Draft)라는 것도 큰 장점이다.
가격은 4캔씩 묶어서 12.99달러이며 메릴랜드에서는 주류 소매점(Liquor Store, Beer&Wine), 버지니아에서는 H-마트, 롯데 등 일반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

▲ “맛있는 맥주는 고객이 먼저 안다”
미국만큼 다양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나라도 없다. 전 세계의 맥주를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각자의 개성에 따라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맥주 애호가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 기성 제품이 따라올 수 없는 수제맥주만의 독특한 맛과 멋을 추구하며 이미 많은 제품들이 즐비하지만 각 지역별로 한정 생산되는 독특한 수제맥주를 찾는다.

B·T·S 맥주는 바로 이러한 틈새시장을 노렸다. 황원균 대표는 “뒤늦게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 들었지만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면서 반응이 좋다”며 “맛있는 맥주는 고객이 먼저 안다”고 말했다. 또한 “K-팝·K-드라마 등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B·T·S 맥주도 덩달아 관심을 끌고 있다”며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문화는 이제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원무역은 수제맥주에 이어 버번(Bourbon) 위스키 시장에도 도전한다. ‘스트레이트 버번’으로 인정받는 켄터키 양조장과 계약을 맺고 연말에 자체 브랜드 ‘山男’(산 사나이)을 출시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배타적인 위스키 시장에서 한인 최초로 자체 브랜드 버번을 시장에 내놓는다”며 “수제맥주에 이어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성공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유제원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