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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로는 비상한 배우에 그만이 가진 특별한 광채를 발휘한 사람”

2022-09-02 (금) 글 박흥진 한국일보 편집위원 / 할리웃 외신 기자 협회(HFPA)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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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Hollywood Interview - ‘여신: 마릴린 몬로의 비밀의 삶’ 저자 안소니 서머스 작가

“몬로는 비상한 배우에 그만이 가진 특별한 광채를 발휘한 사람”

‘여신: 마릴린 몬로의 비밀의 삶’ 저자 안소니 서머스 작가

올 해는 1950년대와 1960년대 초 가장 유명한 섹스 심볼 중의 하나였던 마릴린 몬로가 36세로 사망한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생전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그의 동생으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F. 케네디를 비롯해 여러 유명 인사들과의 숱한 염문을 남긴 몬로는 죽어서 더 유명해진 여자로 할리우드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남자들의 연모의 대상이 되었던 전설적인 여자다. 몬로는 주한 미군 위문공연차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몬로의 사망 60주년을 맞아 그의 삶을 다룬 책 ‘여신: 마릴린 몬로의 비밀의 삶’(Goddess: The Secret Lives of Marilyn Monroe)을 쓴 안소니 서머스(79)를 영상 인터뷰했다. 아일랜드 태생인 서머스는 영국의 BBC-TV기자로 베트남전쟁과 중동 문제 등을 보도했고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 및 프랭크 시나트라 등 여러 유명인사들에 관한 전기를 썼다. ‘여신’의 초판은 1985년에 출판 됐는데 이번에 새 사실을 추가한 수정증보판이 나왔다. 아일랜드의 자택에서 인터뷰에 응한 서머스는 심각한 표정에 겸손한 자세로 질문에 담담하게 대답했다.

“몬로는 비상한 배우에 그만이 가진 특별한 광채를 발휘한 사람”

사진은 ‘7년만의 외출’의 한 장면.



-책을 쓰게된 동기는 무엇인가.


“난 원래 몬로에 관한 전기를 쓰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1982년인가 1983년에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이 몬로의 죽음이 자연사가 아니며 살해됐을 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몬로의 죽음의 원인을 재수사한다는 발표를 하자 런던의 한 유명한 신문사의 부장이 이를 취재하라고 날 LA로 파견했다. 처음에는 취재해 보도하는데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취재를 하다 보니 몬로의 삶과 죽음이 다루기에 너무나 크고 또 복잡해 기사를 완벽하게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몬로에 관한 전기를 책으로 써야겠다고 결정하고 부장에게 이를 제의해 허락을 받았다. 이어 2, 3년간 LA에 머물면서 몬로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그를 알았던 사람들을 인터뷰해 이를 책으로 써내는데 꼬박 1년이 걸렸다. 몬로는 내가 10대 때 벽에 그의 사진을 꽂아 놓고 보는 흠모의 대상이 아니어서 내가 그에 관한 책을 쓸 줄은 기대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한 여배우는 나탈리 우드였다.”

-몬로가 사망한지 60년이 되는데도 사람들이 여전히 그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는 비상한 배우일 뿐 아니라 그를 알았던 사람들에 의하면 그만이 가진 특별한 광채를 발휘한 사람이었다. 몬로가 방에 걸어 들어오면 방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하던 일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또 그가 하는 말에 경청을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런 특별한 카리스마의 일부는 영화사가 가꾸어준 것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몬로 자체가 비상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몬로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어머니는 광신도로 정신상태가 이상한 사람이어서 거의 고아처럼 컸다. 그래서 몬로가 어렸을 때의 유일한 낙은 영화룰 보면서 자기 현실과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런 어린 시절의 성장 과정이 몬로에게 영향을 미쳐 그는 스타가 돼서도 감정과 정신적 문제로 시달려야 했다. 그는 서로 다른 이중인간적인 삶을 살아야했다.”

-몬로가 언제부터 신화적인 존재가 되었다고 보는가.

“1982년 때만해도 그렇게 대단한 전설적이요 신화적 존재이진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한 기사를 보니 콩고에도 ‘몬로 식당’이 있으며 말레이시아에도 몬로의 모습을 딴 인형 옆의 옥외 의자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사람들이 인형을 들고 가 계속해 새 인형을 세워 놓는다고 한다. 몬로의 얼굴이 새겨진 여자 핸드백과 남자 넥타이도 판다고 한다. 몬로는 내 책이 나온 이후 더 신화적 존재가 되었는데 나는 그런 현상이 건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몬로에 관한 일들 중에서도 특히 그의 죽음의 원인과 케네디형제와의 관계는 그야말로 진짜 신화와 같은 것으로 진전했다.”

-새로 나온 책이 옛 것과 다른 점이 많은가.

“대단히 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작가로서 사람들이 내 책을 사주기를 원하기 때문에 옛날 책을 가진 사람들이라도 새 책을 사라고 권하고 싶다. 새 책에서 특히 달라진 것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것 중의 하나인 몬로의 죽음의 원인과 전 책에서는 인터뷰한 사람들을 무기명으로 했던 것을 이번에는 이름을 밝힌 점이다.”


-몬로의 죽음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몬로가 살해 됐다는 것이야 말로 허튼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몬로는 그 것이 치명적인 것인 줄을 모르고 약물을 과다 복용했거나 아니면 자살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몬로는 과거에도 실수로 수면제를 몇 차례 과다 복용해 병원에 가야했고 이와 함께 두 차례 유서를 써놓고 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어 그의 죽음의 원인은 이 두 가지 사실 중 어느 하나에 근거한다고 생각한다.”

-케네디 형제와의 염문설은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존 케네디는 대통령이 되기 전 의회 의원시절부터 무모할 정도로 여자관계가 많았다. 그러나 그 것은 모두 하룻밤 정사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는 대통령이 되어서도 자기가 대통령이니 과거처럼 바람을 피워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와 몬로와의 관계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듯이 그렇게 오래 가거나 또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우선 그는 등이 몹시 아파 제대로 일어 설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책을 쓰기 위해 몬로와 인터뷰한 영국의 가디언지 기자 웨더비를 만났는데 웨더비에 의하면 몬로가 자기와 관계를 가진 남자의 얘기를 하면서 처음에는 그의 이름을 안 밝히더니 나중에 가서 그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실토했다는 것이다. 또 케네디와 몬로가 함께 다정히 있는 것을 두 차례 목격한 LA 카운티의 한 관리의 얘기도 두 사람의 관계가 보통 이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 관리는 몬로와 케네디가 캘리포니아의 한 교외에서 있은 개인의 파티에 참석해 손을 붙잡고 함께 앉아 보기 민망할 정도로 애정의 희롱을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가 직접 둘이 색스를 하는 것은 보지 못했지만 둘이 주말을 그렇게 다정히 보내는 것을 보면 그 다음은 상상에 맡겨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비 케네디의 경우는 그의 비서 앤지 노벨로로부터 들었다. 몬로는 바비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어 그에게 자주 전화를 걸었는데 바비는 법무장관으로 분주한데도 몬로가 전화를 걸어오면 만사를 제치고 받았다고 한다. 이런 것이 그들의 관계에 대한 그 어떤 암시가 되지 않겠느냐고 앤지는 말했다. 바비는 어쩌면 존이 몬로와의 관계를 끊겠다는 결정을 몬로에게 전달해주는 전령사 노릇을 하다가 몬로의 매력에 빨려들었는지도 모른다. 바비는 형처럼 성적으로 어리석은 관계를 가지진 않았지만 한 두어 차례 나처럼 성인이 못될 일을 저질렀고 몬로를 만나면서 더 이상 빠지면 안 될 깊이로까지 빠져든 것 같다.”

-몬로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것이 진실인가.

“몬로가 살았을 당신 할리우드에서는 수면제인 바비추레이트가 널리 상용되고 있었다. 몬로도 이를 상용했다. 몬로의 정신과의가 남긴 기록에 의하면 몬로는 때때로 자기가 무의미하고 중요하지도 않은 인간이라고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몬로는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었다. 몬로는 시간이 가면서 더 불안해하고 고아처럼 행동했으며 자기를 학대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정신 분열증의 징후로 몬로의 정신상태가 너무나 허약해 언제라도 그 것이 위기의 상태로 무너져 내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몬로는 실제로 생전 그런 경우를 몇 차례 겪었는데 마지막 위기가 그의 죽음을 불러왔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당신은 몬로에 대한 보호본능이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사실을 보호하고자 할 뿐이다. 마릴린 몬로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데 그들에게 진실한 몬로의 모습과 삶을 알려주고 싶다. 이번에 새로 책을 낸 이유도 전의 책에서 분명하지 못했던 것을 분명히 그리고 상세하게 보강하기 위해서다. 몬로는 사려 깊고 지적인 여자였다. 당시는 여자는 정치에 무관심해야 할 때였는데도 몬로는 정치에 대한 자기 이념이 뚜렷했다. 정치 뿐 아니라 철학과 예술과 러시아 문학에 대해서도 생각이 깊었다. 그리고 몬로는 자기 몸과 신체단련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몬로는 사람들이 조깅을 하기 훨씬 전부터 달리기를 했으며 따라서 아름다운 스타가 된 것도 우연히 된 것이 아니다. 몬로는 스스로를 교육한 참으로 총명한 사람이었는데 불행하게도 매우 비극적이요 침울한 면을 지녔던 사람이다. 나는 이런 몬로를 가능한 한 옳게 보여주는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글을 썼다.”

<글 박흥진 한국일보 편집위원 / 할리웃 외신 기자 협회(HFPA)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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