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팬데믹 2년 반, 청소년 정신건강 ‘비상사태’

2022-08-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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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2년5개월째, 비정상적인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남긴 정신적 심리적 후유증이 심각하다. 이제는 거의 팬데믹 이전의 일상을 회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오미크론 확진으로 자가격리를 하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은 10월 종료 예정인 코비드19 공중보건 비상사태의 재연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지난주 원숭이두창에 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선언된 터라 전염병에 대한 일반의 불안과 우려는 어느 때보다 높다. 이 외에도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적 불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폭염, 가뭄, 산불, 홍수 등 지구온난화의 직접적인 자연재해를 지켜보면서 사람들의 불안지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팬데믹으로 정신문제를 겪는 것은 모든 연령대가 공통적이지만 특히 청소년의 정신질환 증가율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고교생 7,000명을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이 문제를 갖고 있었고, 자마 의학지가 작년 여름 8만명이 넘는 청소년을 조사했을 때는 팬데믹 기간 중 정신적 어려움을 겪은 사람이 두배로 증가했다.

최근 들어 미국 대도시들에서 틴에이저와 관련된 강력범죄가 늘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불안과 우울증세에 난폭성과 공격성이 더해지면서 칼과 총기를 사용한 10대 갱 범죄가 2020~21년 부쩍 증가한 것이다. 지난 5월14일 버팔로 수퍼마켓에서 10명이 사망한 총기난사 사건과 그 바로 열흘 후 유발디 초등학교에서 21명이 사망한 총기난사의 범인이 모두 18세였던 것이 이를 증명한다.


문제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상담과 치료를 제공할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전국적으로 태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나 어린이와 청소년, 혹은 아시안, 흑인, 성소수자 등에 특화된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상담대기 기간이 수개월까지 걸린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부모와 주변의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자녀들과 열린 소통을 유지하며 행동 변화를 관찰해 고통감의 신호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살 충동 같은 증세는 즉각적인 전문가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 그대로 충분한 수면, 건강한 식사, 활발한 신체활동은 청소년의 육체적, 정신적 성장에 필수적이다. 계속되는 위기, 지혜롭게 극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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