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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 ‘토사구팽’과 문명사회

2022-07-29 (금) 신응남/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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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현 여당은, 대선(大選) 지방선거를 거치며 5년여의 와신상담 끝에 촛불 탄핵으로 잃어버린 정권을 되찾아왔다. 그러나 올 7월초 현 여당에서는 한국정당사 초유의 당대표에 대한 당대표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가결했다.

일부 논객과 징계당한 당대표를 지지하는 진영은 2,000년 전 바로 한신이 당한 것 같이, 두 번의 선거에서 뛰어난 지략으로 승리를 쟁취한 장수가 현 정권 실세로부터 토사구팽(兎死狗烹) 을 당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뉴스는 당을 대리하여 이끌고 있는 권한대행과 현 대통령과의 SNS 메세지에 나타난 비판적 문자의 공개 누출로, 전 당대표에 대한 ‘ 토사구팽 ‘의 논란이 다시금 언급되었다.


토사구팽의 사자성어의 유래를 살펴보면 사마천(司馬遷) 의 역사서 ‘ 사기 ‘에서 유래했다. 사기는 중국의 상고(上古)시대 부터 한무제 때까지의 이야기를 포함한 약 3,000년에 걸친 중국의 대하 역사서이다.

‘ 사기 ‘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한고조 유방이며, 그는 초패왕 항우를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황제가 된 인물이다. 그러나 또 하나의 주요 등장인물은 한신이다. 한신은 유방의 군 총사령관으로, 항우를 제압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가 없었다면, 유방은 황제는커녕 항우의 칼날에 죽었을지도 모른다.

한신은 한고조 유방의 편에 남아 있다 마침내 역모의 혐의를 쓰고 한고조의 연회에 참석차 입궐하는 길에, 여후(呂后)에게 체포되어 장락궁에서 죽임을 당했다. 한신은 죽으면서, “날랜 토끼가 죽으면 훌륭한 사냥개를 삶아 죽이고, 높이나는 새가 모두 없어지면 좋은 활을 치워버린다. 적을 깨고 나면 지모있는 신하(臣下)는 죽게 된다, 라고 하더니 내가 삶겨 죽는 것은 당연하구나.” 라고 탄식했다.

다윈은 ‘ 자연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 1859 ‘을 통해,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생존경쟁과 변이, 유전, 그리고 자연선택의 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진화의 원리를 밝혀냈다.
같은 종 내부에서 필연적인 개체사이의 생존경쟁인 진화론의 기본 원리와 정면충돌하는 인간사회에 나타나는 이타주의와 도덕관념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으며, 인간은 무엇때문에 이런 재능을 키워온 것일까?

다윈은 인간 사이에 벌거벗은 욕망과 권모술수를 동원한 무한 경쟁이 지배하는 적자생존이라는 약육강식이 정당화되는 정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윈은 이것 역시 자연선택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개체 선택론에 대비되는 이른바 집단 선택론을 말한다.

같은 조건을 갖고 있는 두 다른 부족 중에 생존경쟁에서 상대방을 이기고 살아남을 수 있는 집단은 문화적인 밈(Meme) 의 유전자 즉, 집단을 위한 희생성, 애국심, 복종심, 용기, 동정심 등을 갖추고 있는 집단이 승리할 수 있는 확율이 높다는 논리이다. 동물의 힘이 지배하는 사회는 야만의 사회이며, 반면에 집단의 사랑과 희생을 보여주는, 이타적 유전자를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사회를 문명사회로 일컫는다.

고귀한 도덕적 재능을 진화시켜온 존재임을 망각하는 인간은 세상을 벌거벗은 배신과 탐욕과 아귀다툼이 판치는 살벌한 야만시대로 추락할 위험에 빠진다.

인간은 이기적 본능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하지만, 동시에 이타적 행동을 추구하는 도덕률을 지닌 동물이다. 인간의 권력에 대한 탐욕과 그 권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토사구팽이 만연한 현 정치계를 보며, 진화되기 어려운 야만적, 동물적 본능에 다시 허탈하고 씁쓸해짐은 어쩐 일인가?

<신응남/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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