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일을 보내고 며칠후 한국인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 교수가 한국인 최초로 필즈상을 수상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필즈상은 4년마다 뛰어난 업적을 이룬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수학 분야 최고의 상으로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허 교수는 미국사회에 한인의 위상을 높인 자랑스러운 미국계 한인이다.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의) 수학자들은 열심히 공부한 것만큼 요즘 눈부신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젊은 학자 중에 도드라진 분들이 많다”고 하면서 본인은 그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일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또 방황하는 2030세대 청년들에게 실패를 지혜롭게 이겨내는 방법도 제시했다.
“나도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었다. 다 돌고 와서 보니까 구불구불했지만 그것이 가장 좋고 빠르고 최적화된 길이었다.”고 회고하면서 인생의 성공이 직선이 절대 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세상은 뭐든 꾸준히 하면서 앞으로 계속 가야만 성공한다는 사회적 통념이 지배한다. 하지만 그는 이를 깨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끔 적당한 때 포기할 줄 아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보면 요즘 한인 2세들은 성공하는 비결을 꿰뚫고 있는 것 같다. 도처에서 전세계를 놀라게 하는 코리언들 소식이 연이어 들린다. 바야흐로 코리안파워 전성시대 아닐까.
불과 얼마전에도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쿨대회에서 18세 한국인 임윤찬이 최연소의 나이로 우승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에게는 청중상과 특별상까지 주어졌다. 이 기록은 60년 대회 사상 처음 있는 일로, 그는 5명의 쟁쟁한 글로벌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당당하게 상금 10만달러를 획득했다.
코리안파워는 지난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도 돋보였다. 당시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한국인이 되어 세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라는 수식어가 한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폴란드 태생의 작곡가인 쇼팽을 기념하여 1927년에 제1회 대회가 개최된 유서깊은 피아노 경연대회에서 코리안이 우승을 차지했을 때만 해도 일반인들은 코리안의 저력을 잘 몰랐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이후 코리안들의 수상 소식을 살펴보면 더 이상 놀랄 것도 없다.
한국의 피아니스트 김다솔이 지난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폐막한 제 16회 빈 베토벤 국제 콩쿠르에서 공동 2위를 수상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그뿐 아니라 피아니스트 박재홍도 지난해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열린 제63회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피아니스트 서형민도 제9회 독일 본 베토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또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김수연, 일본 센다이 국제 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신형록도 있다.
성공에 대한 한국인, 한인의 집착과 열정은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뉴스들이 그 사실을 입증한다. 그런데 한국인들이 못하는 분야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정치다. 한국 정치인들의 수준은 세계적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에 와있을까.
조선시대 사화처럼 권력욕은 끝이 없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인들은 서로 다투고 끌어내리고 어떻게든 상대진영에 흠집을 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 같다. 물론 누구라도 잘못이 있다면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게 맞는 일이다. 하지만 보복을 위한 보복, 내가 살기 위해 상대를 죽여야만 하는 행태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런 하류정치를 보는 것도 이제는 신물이 난다.
오죽해 한국은 정치만 잘 하면 문제가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까. 어두운 정치면을 보면 답답하다 못해 우울증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요즘 젊은 한국인, 한인들의 약진을 보면 약간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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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