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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이탈신고 방문접수 연장, 여전히 헷갈려

2022-07-06 (수) 전종준 /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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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법무부는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2022년 3월 31일까지 온라인 신청을 접수했으면 6월 30일에서 3개월 연장된 9월 30일까지 재외 공관에서 국적이탈 방문 접수를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적이탈신고 반려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이 6월 7일 접수된 지 약 3주 뒤에 나온 조치인데 여전히 개선이 아닌 혼선만 주고 있다.

법무부 발표에 대한 미주 한인사회 주요 일간지의 헤드라인은 ‘총영사관 국적신고 방문접수 시한 연장, 선천적 복수국적자 이탈 등, 9월 30일까지 신고 가능’ 또는 ‘국적이탈 방문 접수 기한 3개월 추가 연장, 뉴욕 총영사관, 9월 30일까지 온라인 신청자 국적업무 신고 접수’ 등으로 나와있다. 언뜻 보면 9월 30일까지 공관을 방문하면 국적이탈신고를 접수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실상은 3월 31일까지 온라인으로 국적이탈신청을 한 사람만 9월 30일까지 공관을 방문하여 후속 처리할 수 있다는 뜻으로, 말하자면 3월31일 온라인 신청 조건부로 기간 연장혜택을 준다는 내용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길 가는 사람을 잡고 물어보아도 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사람이 많지 않을 텐데 미국에서 태어나고 한국어를 못하는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말해 무엇할까.


한국 국적법에 의하면 선천적 복수국적 남자는 만 18세가 되는 3월 31일까지, 여자는 22세까지 국적이탈을 하여야 한다. 특히 복수국적자 남자는 국적이탈신고기한이 만 18세 생일이 지나고 난 이후의 3월 31일인지, 만 18세 생일이 지나지 않아도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인지 헷갈리고 혼동스럽다. 대부분의 한인 2세나 부모는 그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 국적이탈신고가 왜 필요한지 조차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설령 안다고 해도 국적이탈 내용이 어려운 공문 형식으로 되어 있고 쉬운 영어로는 제공하지 않아서 그것을 읽고도 기한을 놓치기가 일쑤이다.

행정소송을 제기한 한인 2세 사관학교 입학생인 토마스 잔슨 군은 국적이탈 신고가 한달 늦었다고 법무부로부터 반려 처분을 받았다. 이 행정소송의 핵심은 두가지이다.
첫째, 코로나 사태 때문에 공관방문이 원활하지 않아서 선 온라인 접수제도가 새로 생겼는데 충분한 홍보나 안내가 없어서 존슨 군이 그 제도를 이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잔슨 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초에 총영사관에 전화로 연락했는데 그때도 공관에서는 온라인 접수를 3월 31일까지 먼저 하면 된다는 사실을 안내해 주지 않았다.

공관 방문이 전면 온라인 예약제로 실시되었고 방문예약이 4월로 잡혀서 어쩔 수 없이 4월에 공관을 방문해서 국적이탈 신고를 접수 했는데 한달 늦었다는 이유로 반려가 되어 만 37세까지 국적이탈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둘째, 코로나 상황에서 신청인이 공관을 제때 방문하려고 했지만 정부가 공관방문을 제한하여 방문을 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때 공관방문만 가능했더라도 잔슨군은 국적이탈기한을 놓칠 일이 없었다. 잔슨 군의 어머니는 3월 초에 공관을 방문하기 위해 온라인 예약을 했기 때문에 기한 내에 국적이탈신고 의사를 외부에 확실히 밝혔기에 온라인 신청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취급해주는 것이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 맞는 것이 또 하나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이번 방문접수 연장 조치에 대한 혼동을 없애기 위해 재외공관 측에서는 더 구체적이고 자세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다시 알려 주어야 한다. 선 온라인 접수가 한시적인 조치인지 아니면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인지 예측가능성을 주어야 하고 해마다 대상자가 바뀌므로 지속적으로 충분한 안내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기간 연장조치를 반복할 것이라면 선온라인 접수기간 자체를 연장하는 조치를 고려하여야 한다.

현재 국회에서는 선천적 복수국적에 대한 대체 입법을 마련 중이다. 복잡하고 불필요한 국적이탈 신고의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한국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자는 국적 자동 상실제를, 그리고 본인의 의사없이 출생신고가 되어 있고 주 생활지가 외국인 경우는 간단한 절차로 국적이탈을 허용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국회는 법무부와 재외공관의 불필요한 행정부담을 줄이고 해외동포 한인 2세의 주류 사회 진출을 돕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정책을 하루 속히 도입해야 한다.

<전종준 /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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