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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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 정의와 법치 국가란?

2022-06-30 (목) 노재화/사회학자 · 전 성결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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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1945년 일본제국주의로부터의 해방과 1950년 6·25이후에 최단 시일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였으며, 개발도상국에서 이제 선진국 지위를 부여 받았다.
여기서 선진국 지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서 유엔, 국제통화기금, 경제협력 개발기구, 세계은행 등의 평가와 인간개발 지수, 구매력 기준 등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

한국은 1인당 국민 총생산(GDP) 3만5,000달러로 고도의 산업 및 복잡하고 지속적인 경제발달 단계 접어든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진정한 선진국이라면 문화적, 도덕적, 정치적, 국민의 품격과 정의로운 국가가 되어야 한다.

얼마 전 퇴임한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그의 통치철학으로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국민들은 이제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을 거쳐 정의로운 결과에 의하여 정의로운 사회가 되나 보다 하고 엄청난 기대를 하였다.


그러나 아빠 찬스네 뭐네 하여 기회의 불평등, 과정의 불공정, 결과의 부정, 등이라며 대통령 재임기간 내내 시끄러웠다. 어떤 학자는 이러한 한국사회를 불의, 부정, 부패로 함몰된 총체적 난국이라고까지 혹평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한듯이, 2021년 독일에 본부를 둔 국제 투명성 기구가 발표한 한국의 부패인식 지수는 조사 대상국 180개국 중 32위이며, G20 국가 중에 12위의 중간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에선 8위라고 한다. 학자에 연구에 의하면 부패지수가 2.4포인트 향상되면 GDP가 4% 높아지고 부패 비율이 0.78% 증가하면 빈곤 계층의 소득이 7.8포인트 감소한다는 것이다.

소득의 불균형에서 오는 빈곤층의 증가는 국세의 약화, 사회의 심한 양극화, 성장의 둔화를 야기하며 사회 안전망이 무너지면서 국가 공동체는 빈국으로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선진 국가는 부정 부패가 사라지고 정의가 바로 서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정의의 실현이 정치의 몫이고, 정치의 승리는 정의의 승리이라고 할 수 있다.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란 정의를 바탕으로 삼고,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고 사회적 정의의 책임을 주장하면서 사회의 지도층에게 공정사회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 국가의 정의란 무엇인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정치학’에서 법에 따라 ‘평등과 균등’을 가진 국가 아래서 인간의 유대관계로 파악하였고, J.B. 롤스는 그의 『정의론』에서 자유, 평등, 복지에서 찾았다. 신학자 겸 목회자인 T. J. 켈러는 『Generous Justice』에서 정의란 “약자에 대한 관대함”에 주목하였다.

몇 년전 한국에 와서도 강의를 하였던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센들교수가 진행하는 교양 교과목 중 ‘정의란 무엇인가’에 전학생이 수강을 하는 인기 과목이 되었다.
그의 강의 내용을 지면관계상 간략하면, 정의란 미국사회의 이념적, 정치 경제적, 개인과 국가의 공동체적, 세속과 종교적 윤리적 불균형 속에서 이웃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에 대한 희생으로 최대다수의 행복의 극대화, 자유의 존중, 미덕 증진이라고 강조하였다.


특히 번역본이 200만부 이상 팔렸다는 것이다. 왜 이토록 한국에서만 유독 정의에 관심이 높을까?
한국은 민주주의 꽃인 삼권분립의 국가이고, 대통령 중심제 국가이지만 대통령만이 이런 정치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가 서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지도층은 공정사회 건설을 위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지위에 따른 도덕적 정의 실현)을 하여야 한다. 페르시아 키루스 대제는 “언제나 법이 정한 바에 따라 공정한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 정의로운 지도자”라고 하였다.

지도자는 법과 정의를 수호하여야 한다. 여기서 국가의 역할이란 법과 정의를 통해서 공동체 즉 국가의 질서를 유지하는 통치행위이다.
7월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며, 7월17일은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 공포한 제헌절로서 그 의미와 뜻을 되새기며, 누구보다도 법을 잘 아는 사람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으니 진정한 선진국으로서 평등과 공정을 기반으로 정의가 바로 서는 법치국가를 기대해 본다.

<노재화/사회학자 · 전 성결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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