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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가는 길은…

2022-06-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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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바스(Donbas)전투는 어쩌면 우크라이나전쟁의 승패를 가를 수도 있다’-.

2022년 2월24일 푸틴의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면침공에 들어갔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예상 밖으로 고전을 거듭, 3월 22일부터 수도 키이우 외곽 등으로부터 군대를 철수했다. 그리고 동부 돈바스지역에 집중 배치했다. 이 때부터 나돈 말이다.

돈바스는 도네츠 강 유역이란 뜻으로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지방을 합쳐 돈바스 지역으로 불린다. 2014년 러시아계 주민이 러시아군의 도움으로 반란을 일으킨 이후 돈바스지역은 내전상태에 빠졌고 양측에서 그동안 약 1만 명이 사망자를 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당초 빌미도 돈바스의 러시아계 주민을 보호한다는 것이었고 키이우 공격 실패 후 러시아는 이 지역 점령을 2차 목표로 설정, 대공세를 펼쳐왔다.

이 돈바스 전투의 핵심요충지는 세베로도네츠크다. 그 요충지가 러시아군에게 마침내 떨어졌다. 지난 25일 세베로도네츠크 함락과 함께 루한스크 전역이 러시아에 넘어간 것이다.

그러면 이로써 돈바스 대회전은 러시아군의 승리로 귀결되고 전황은 러시아군의 승리로 굳어져 가는 것일까. 아니, 시기상조의 판단이다. 여기저기서 나오는 지적이다.

“러시아군의 탄약 소진 속도가 너무 빠르고 장비와 병력의 손실이 커 러시아군은 조만간 전진을 멈추고 일시 정지 상태에 들어갈 것이다.”워싱턴포스트지의 분석이다.

러시아내부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의 방어선은 1,000km 이상으로 승기를 잡으려면 50만 이상의 병력이 필요한데 그 같은 작전을 이어갈 체력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한 마디로 러시아는 가용자원을 거의 소진, 그 결과 러시아의 전투 유지력은 수개월내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거다.

관련해 내셔널 인터레스트지는 푸틴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던 브레즈네프, 더 거슬러 올라가 크림전쟁을 일으켰던 제정 러시아의 니콜라이 1세의 전철을 밟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마디로 승승장구였다.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 ‘프라하의 봄’ 꿈을 짓밟았다. 1975년에는 월맹을 지원해 월남을 공산화 했다. 앙골라, 에티오피아 등지에서도 잇달아 승전고를 울렸다.

그리고 1979년 12월에는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그 아프간에서 브레즈네프의 폭주는 제동이 걸린다. 미국,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대대적 반군지원에 나서 러시아군은 패퇴, 결국 철수를 하고 만 것.

니콜라이 1세도 한동안 패배라는 것을 몰랐다. 페르시아를 패배시켜 영토를 확장했다. 오토만제국으로부터 그리스를 분리시켰다. 폴란드에서 발생한 반란을 진압했다. 그리고 일으킨 것이 크림전쟁(1953년)이다. 이 전쟁에서 영국, 프랑스의 강력한 저항을 맞아 패배한다.

체첸전쟁(1999~2009년). 조지아침공(2008년). 크림반도 병합(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점령(2014년), 시리아사태 성공적 개입(2015년). 푸틴이 올린 전과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면침공을 단행했다. 전쟁발발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의 결과는 막대한 병력과 장비손실 끝에 돈바스지역에서 점령지를 조금 넓힌 것뿐이다.

브레즈네프와 니콜라이 1세는 모두 전쟁 패배와 함께 역사의 뒷길로 쓸쓸히 사라졌다. 전쟁종결은 그 후임자들의 몫이 됐고.

푸틴이 가는 길도 바로 이들과 많이 닮아 보인다는 것이 내셔널 인터레스트지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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