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질기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이쯤 했으면 그만 사라질 때도 된 것 같은데 그건 우리 마음일 뿐,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알게 모르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퍼지고 있다. 의외로 요즘 코로나 증상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최근 한 한인교회 모임에서 코로나가 급 확산된 사례도 있다. 이제 걸려도 치명적이지는 않다는 생각 때문인지 별도의 후속조치는 볼 수 없었다. 그저 아는 사람들끼리 쉬쉬하며 마스크를 더 단단히 챙겨 쓰거나, 온라인 예배로 되돌아 가는 것 외에는.
막상 감염된 사람들이 겪은 고통은 적지 않았다. 목 통증이 유달리 날카로운데다 중이염으로 발전한 경우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그전 오미크론 때와는 또 다른 증상이었다고 한다. 오미크론의 하위 변종일 것으로 짐작할 따름이다. 감염자의 불편은 말할 것도 없다. 일정 기간 자가격리는 필수였다. 조심을 한다고 해도 가족에게 전파되는 경우 또한 적지 않았다. 여전히 자가 진단 키트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현재 LA 카운티내 병상의 10개 중 하나는 코로나 환자가 차지하고 있다. 백신을 맞을 만큼 맞은 것 같은데도 병원에 입원해야 할 정도의 중증이 그만큼 된다는 뜻이다. LA카운티는 그래서 7월부터는 다시 실내 마스크 착용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의료 당국의 발표도 있었다.
교회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은 어디나 핫 스팟이 될 수 있다. 얼마 전 워싱턴DC에서 열렸던 연례 프레스 만찬도 마찬가지였다. 모처럼 대통령을 비롯한 유력 정치인과 정부 인사, 언론계 종사자 등 2,000명 이상이 참석한 이 매머드 행사가 코로나 확산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자리에 초청됐던 닥터 파우치, 연방 앨러지 감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내 나이를 생각할 때 (감염)위험을 무릅쓰고 참석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모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 불참의 이유였다. 팔순을 넘긴 그는 코로나 고위험군에 속한 사람. 백악관 의료 고문이기도 했으나 고령의 대통령도 참석한 행사에 불참한 것은 감염병 전문가 다운 지혜로운 판단으로 여겨진다.
2차 부스터 샷 접종이나 감염 후 격리 치료 등 코로나 예방과 치료에 관한 많은 것은 이제 개인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 보통 기저질환 한 둘씩을 가진 연장자들이 초대받았다고 해서 아무 모임에나 참석하는 것은 아직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굳이 갈 만한 곳인지 따져 보는 것이 현명하게 보인다. 지금도 사망원인 란에 코비드19로 찍혀 나오는 케이스가, 특히 연장자는 드물지 않다.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이 쉬쉬하거나, 노환 등 다른 병으로 둘러 대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동네 산책을 하면서도 마스크를 쓰는 것 등은 과잉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야외에서 감염을 일으킬 정도의 농도로 바이러스가 전파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길을 가다 지나치는 사람이 코비드 확진자여도 그것만으로 감염될 우려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코로나가 한창 일 때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가 곳곳에서 벌어졌지만 이 가두 시위가 코로나 확산의 원인이 됐다는 이야기는 그 때도 없었다. 코로나 초기에는 주말 산행을 하면서도 마스크를 한 모습들이 보이기도 했으나 그럴 필요는 없는 것이다.
지금도 코로나는 감염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누차 강조되는 이야기지만 코로나는 럭비 공과 같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걸린 것도 모른 채 지나가거나, 가벼운 감기 정도로 끝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고생했다”는 후일담을 전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후유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코로나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면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여전히 백신을 맞지 않고 있는 한인도 있다. 노령과 함께 백신 무접종자는 코로나에 가장 취약한 그룹이다. 각종 성인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중증으로 발전하거나,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런 그룹에 속한다면 더 조심해야 한다. 대통령이 참석한 만찬에도 가지 않은 닥터 파우치의 처신은 참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