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을 자는둥 마는둥 해요”
2022-06-22 (수)
임정국 /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 기자
67세 남자 환자가 잠을 푹 자기 힘들다는 이유로 필자를 찾아왔다. 환자는 일찍 잠자리에 눕지만 잠이 드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한다. 매번 잠드는데 한두시간 걸리는 것은 보통이라 하는데, 또 가까스로 잠에 들어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주 깨어나게 되어 잠을 자는둥 마는둥 한다고 하였다. 환자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한밤 중에 깨어나면 그때마다 다시 잠이 들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었다.
이렇듯 초저녁엔 잠들기 어렵고 잠을 가까스로 청하여도 자주 깨어 힘들고 그때마다 매번 다시 잠들기가 어려우니 아침에 일어나면 잠을 잔듯만듯 매우 피곤하였다. 이로인해 일상생활에 매우 지장이 초래되었음은 물론이다. 환자는 또한 상당한 정도의 우울감도 느끼고 있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수면다원검사라는 흔히 말하는 수면검사를 의뢰하게 되었다. 수면다원검사란 수면장애 진단의 가장 기본적인 검사로 수면 뿐만 아니라 수면 중에 일어나는 다른 여러가지 신체기능을 함께 측정하는 검사이다.
수면다원 검사 중에는 수면의 단계를 측정하는 뇌파검사를 비롯하여 눈의 움직임, 팔다리의 움직임 및 턱 근육의 긴장도와 더불어 호흡기능 및 심전도를 통한 심장의 리듬을 살피게 된다.
수면검사 결과 이 환자의 경우 매우 심한 “수면중 주기성 사지 운동증”이라는 수면장애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되었다.
수면중 주기성 사지 운동증(‘야간 주기성 사지 운동증’ 또는 줄여서 ‘주기성 사지 운동증’이라고도 한다)이란 일반인들에겐 매우 낯설은 질환 이름임에 틀림없으나 이름과는 달리 매우 흔한 수면질환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잠을 자고 있는 중에 주기적으로 손 또는 다리를 움직이는 질환으로 대다수의 경우 팔보다는 다리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부분 약 30초 단위로 증상이 발생하며, 전형적으로 엄지발가락을 펴는 동작과 함께 발목과 무릎, 또는 고관절을 굽히는 증상이 나타나며, 이러한 증상은 수면 중에 나타나는 움찔하는 동작이나 다리를 차는 동작과 유사하다.
연구에 의하면 주기성 사지 운동증은 30세 이하의 젊은 나이에서는 드물지만 나이가 들면서 급격하게 증가한다고 한다. 이 연구에 의하면 50세에서 65세 인구의 약 3분의 1에서 주기성 사지 운동증이 있다고 하며, 65세 이상에서는 거의 반 수에서 주기성 사지 운동증이 발견된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로 불면증 환자의 10명중 2명에서 주기성 사지 운동증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정확한 진단과 함께 효과적인 치료가 있음은 물론이다.
문의 (571)620-7159
<임정국 /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