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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호랑이 PLA?

2022-06-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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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개월째 접어들었나. 푸틴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전쟁은 어떻게 종결될 것인가. 여전히 불분명하다.

그러나 하나는 분명하다. 당초 상대가 안 될 것으로 여겨졌던 우크라이나 군에게 세계 랭킹 2위를 자랑하던 러시아 군이 호되게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졸전에 졸전을 거듭하고 있는 러시아군. 이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중국 공산당의 인민해방군(PLA)에게 경각심을 불어 넣어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 더 스트래터지스트의 분석이다.


뭐 다름에서가 아니다. 러시아군이 지닌 결함, 그러니까 전쟁터에서 러시아군의 전투력을 크게 좀먹고 있는 그런 결함들을 중공군은 상당부문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부패다. 세계 20대 경제대국 중 부패 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러시아다. 오랫동안 세계최강의 하나로 생각돼왔던 러시아군이지만 끝을 모를 부패로 골병이 들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잇단 졸전은 사실이지 놀랄 일도 아니다.

부패라는 영역에서 러시아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게 공산당 통치의 중국이다. 그래서인가. 2012년 집권과 함께 시진핑이 추진해온 정책이 부패척결이다.

그 결과 2017년 말까지 2명의 군사위 부주석에 이르기까지 100명의 인민해방군 장성들이 숙청됐다. 이로써 그러면 중공군은 쇄신됐을까. 전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패척결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시진핑 사단(習家軍)’도 부패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다가 고질적인 연고주의에, 비밀엄수 파당주의가 도사리고 있는 복마전이 인민해방군이다.

부패라는 속성을 떠나 러시아군과 중공군은 또 다른 구조적 약점을 공유하고 있다. 훈련부족, 합동 작전능력개발 실패, 부족한 병참, 경직된 지휘체계 등이 그것이다.

러시아군과 중공군이 공유하고 있는 결정적 약점은 군의 정치화다. 과거 소련의 적군(red army)문화의 복사 품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중공의 인민해방군이다.


1917년 볼셰비키혁명 후 군 문제에서 소련 공산당지도자들이 극도로 경계해온 것은 보나파르티즘의 대두다. 직업 장교들의 쿠데타를 가장 두려워해온 것이다.

그 대비책이 중대이상의 군부대에 공산당원 ‘정치지도원(political commissar)’을 파견해 감시하는 시스템도입이다.

바로 이 전통이 러시아군의 정치화로 이어졌고 러시아의 고급장교들은 상부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체질로 굳어졌다.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국가의 군대가 아니다. 중국 공산당의 군대다. 국가와 인민이 아닌 공산당 수호가 그들의 최우선 임무다. 그 중공군에서는 ‘정치지도원 파견 시스템’이 여전히 살아 있다.

이런 체제에서 중공군 장교들에게 우선 요구되는 것은 전투력이 아니라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이다. 때문에 중공군 장교들의 전투능력, 지휘체계에 상당한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또 다른 결정적 약점은 실전경험부족이다. 러시아군은 그동안 체첸내전, 시리아내전 등 소규모전투만 치러왔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졸전은 러시아군이 전면전에 대한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중공군도 1979년 월남군과 국경에서 소규모로 부딪혀 참담한 패배를 맛 본 게 유일한 실전경험이다. 이후 대대적인 군 현대화를 단행했으나 전투능력은 아직 미지수다.

내려지는 결론은 무엇인가. 투명성이 결여된, 다시 말해 모든 것이 비밀의 장막에 가린 중공의 인민해방군 역시 종이호랑이일 가능성이 크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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