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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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라기

2022-06-05 (일) 이중길 /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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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던지던 낚시줄 끝에 
푸른 하늘이 물속에 내려와  앉는 것을 
기쁨으로 바라보던 어린 시절처럼

호숫가에 앉아 긴 목을 세우고 
물위에 흔들리는 입질을 바라보고 있다 

물속에서 솟구쳐 떠오르는 
기적이 보이겠지 손바닥만한 
여유를 가지고  나의 하루를 던질 때 


바람이 불어 흔들거리는 물속의 깊이 
가늠하기 어려워 앞을 바라본다  
건너편 물결을 향하여 

어둠이 내리는 초저녁이 될 때까지 
홀로 서 있는 해오라기 
하루의 집착이 보이듯이 

한 줄 기억의 모서리에 매달리어 
물위에 떠 있는 아버지 얼굴을 찾고 있다 

<이중길 /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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