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얼티 원 그룹의 승경호 팀장 “로케이션·상품가치에 집중해야” 조언
▶ 최근 웃돈 사라지고 리스팅 기간 느는 등 주택시장 상황 급변
24일 본보를 방문한 슈나이더팀 승경호 팀장은 최근의 시장 변화에 주목하며 무리한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팬데믹에도 호황을 누려왔던 부동산 시장이 최근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치열한 오퍼경쟁에 웃돈을 주며 주택 구입에 뛰어들었던 바이어들이 한순간 관망세로 돌아섰다. 슈나이더팀 승경호 팀장은 “불과 1~2주 사이에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웃돈을 얹어주던 관행이 사라지고 오픈 하우스도 줄고 심지어 리스팅 가격을 내리는 셀러들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승 팀장은 전국에서 1만5천명의 에이전트가 활동하는 미국 부동산회사 리얼티 원 그룹에서 10명의 한인에이전트로 구성된 슈나이더팀을 이끌고 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것처럼 상승세를 이어가던 부동산 시장도 언젠가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지난 2년여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강력한 셀러스 마켓을 유지해왔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부동산 거품론이 제기됐으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인사회의 화두는 여전히 부동산이다. ‘누가 얼마짜리 집을 샀는데 사자마자 수 만 불을 벌었다’, ‘집을 내놨는데 하루 만에 리스팅 가격보다 더 받고 팔았다’ 등 재테크로 주목받는 부동산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은 남다르다.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유독 부동산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던 만큼 가격 상승은 당연한 결과지만 치열한 경쟁은 비정상적인 시장을 야기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웃돈을 주고 오퍼를 내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만큼 복권 당첨보다 힘든 주택 구입을 하늘의 별따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승경호 팀장은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의 징조가 뚜렷하다”며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시장의 변화는 전염병이 퍼지듯 하루아침에 달라진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주택 구입을 문의하지만 절대 무리하지 말고,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타협 않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그간의 부동산 호황은 그 어떤 위험부담도 기꺼이 감수하게 했으며 부정적인 조언에는 귀를 닫고 수익률에만 집중하게 했다.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어떤 상황에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무리한 투자로 힘들게 버티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경계가 애매한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승 팀장은 “집이 필요하면 언제든 집을 사는 것이 당연하지만 맘에 들지도 않는 집을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무리하게 구입할 경우 모든 책임은 결국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며 “지금은 다시 전통적인 원칙에 따라 로케이션, 상품가치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그동안은 집 찾기가 쉽지 않아 원하는 지역에서 15분 정도 떨어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으나 이제는 좀 더 고집스럽게 양보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못 사면 못 사지 타협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심판의 날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통계는 여전히 부동산 가격 상승을 보여주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통계에 반영되기까지는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린다. 최근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와 경고는 다음달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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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