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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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한국의 미래

2022-05-18 (수)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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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군사혁명의 날이 되니 떠오르는 것이 있다. 60년이 넘는 옛 이야기지만 경부고속도로 착공식이 열리는 날 야당의 모든 중진들이 착공식 테이프를 끊는 현장에 드러누워 “나라 망하려고 그러느냐, 고속도로는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다 하지 말라” 라면서 농성을 하였다. 그러나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된 후 그 고속도로 건설의 노하우를 익혀 수출 산업에 큰 기여를 했고, 그 건설 능력으로 베트남, 사우디 등의 건설현장의 주역으로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다.

모스크바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에서 수상한 국제적인 영화 스타 강수연이 세상을 떠났다. 그녀도 한때 “한국 영화가 외국영화에 밀려 죽어가고 있다.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최소한 30%는 상영하게 해 달라” 라며 영화 쿼터제를 들고 데모를 했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영화가 고사가 되기는커녕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서울에 갈 때에는 대한항공을 타고 갔었다. 그러나 옛날 한미 항공협정인가 하는 것을 체결할 때에 이제 한국 항공업은 미국의 거대 항공사와 경쟁에서 밀려나 곧 망할 것이라고 모두들 반대 하고 야단을 벌였다. 그러나 한국 항공 산업은 이제 세계적으로 굳건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뿐인가 해외여행을 자유화하자 어려운 살림에 외화가 곧 고갈될 것이라 했는데 지금 한국을 찾는 여행객으로 외화 벌이, 그리고 관광산업으로 꽤 재미를 보고 있다.

이렇게 장황하게 옛 이야기를 늘어놓은 이유는 4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은 그렇게 피해망상에 빠지거나 우린 작은 그리고 2등 국가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 물론 나이를 먹은 노인들은 아직도 옛 틀 안에 살고 있지만 젊은 세대는 그렇다는 말이다.
이러한 상황을 생각하자니 1950년대에 흑인 사회가 떠오른다. 당시 흑인들은 출세를 하려고 할 때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출세의 길을 스포츠와 음악, 특히 재즈 음악 세계로 진출을 하였다. 야구의 행크 아론, 권투의 무하마드 알리, 재즈의 냇 킹콜 등 말이다.


한국의 젊은이들 역시 한정된 좁은 일자리에서 한계를 느끼고 음악, 스포츠, 영화 같은 연예 세계로 몰려들었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흑인들보다 더 능력이 있었나? 그들은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갔고 세계를 이끌고 있는 것 같다. 영화 기생충, 오징어 게임, 소설 파친코, 피아니스트 조성민, 방탄소년, 싸이, 스포츠의 손흥민 그리고 골프 선수들과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등 참으로 대단들 하다.
서울 거리를 거닐면서 젊은 20대 뿐만이 아니라 40-50대의 여자들의 옷차림을 보면 옛날 졸부들이 어울리지도 않은 루이비똥 같은 가방이나 하나 덜렁 든 것이 아니라 모두가 배우 뺨 칠만큼 자기 개성에 맞는 그리고 코디네이션을 아는 것이 대단하고 자기 옷 차림에 자신이 배어 있다. 모두들 멋지다. 이제 패션은 프랑스가 아니라 서울거리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한마디로 나 같은 나이에 사람들은 비록 이제 존경의 대상에서 뒷켠으로 밀려난 씁쓸한 기분이지만 그래도 4년 만에 찾은 모국의 모습이 흐뭇하다. 뿐만 아니라 새로 출발하는 윤석열 정부도 행운이 보인다. 과거 정권이 말썽이랄까 골칫거리라고 할까 하는 것을 대부분 해결 해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이제 최저임금이니 소득 주도 경제니 하며 데모 할 일이 없어졌다. 탄소 배출 운운하며 원자력 발전 반대도 없겠고, 북한 굴종, 중국 저자세, 부동산 민노총 등으로 광화문 광장이 시끄럽지 않을 것 같다.

국민 소득 3만 불, 인구 5천만 클럽에 8번째가 한국이다. 인구 5천만이란 의미는 육해공군을 가진 나라라는 이야기이다. 인구 5천만은 문화 경제의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한국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 하고 있다. 8번째이지만 7위, 6위도 곧 될 것 같다. 가슴이 뿌듯하다.
4년 만에 한국 땅에서 보고 만나고 돌아다니다 보니 과거의 나의 한국에 대한 생각과는 현실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나의 워싱턴 이웃, 특히 내 나이의 분들은 오늘의 한국이 세계를 이끌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자부심을 가지라고 권하고 싶다.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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