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도시 삶의 질 갈수록 저하

2022-04-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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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카운티 주민들의 삶의 질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UCLA 러스킨 공공행정대학이 실시한 ‘2022년 삶의 질 인덱스’ 연례 설문조사에 따르면 LA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서 53점으로, 이 조사를 시작한 2016년 이래 최저점수를 기록했다. 조사는 생활비, 치안, 교통, 환경, 교육, 인종관계, 헬스케어 등 9개 부문에서 주민들의 만족도를 측정했는데 9개 부문 모두 점수가 감소했을 정도로 부정적이었다.

사실 이 결과는 놀라운 것이 아니다. 최근 보도된 뉴스들만 훑어보아도 로스앤젤레스 주민들의 현주소가 읽힌다. LAPD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새 LA 지역에서 34명이 총격을 당했는데 주로 라이벌 갱단 간의 충돌과 관련된 사건이었다. 또 최근 몇 달 동안 고급 백화점과 상점, 식당 주변에서 금품을 노린 떼강도와 미행강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떼강도 역시 배후에 17개 갱단이 연루된 조직범죄라는 것이 경찰의 발표다.

한편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사태가 심각한 수위에 이르렀다. 남가주 메트로폴리탄수도국(MWD)은 6월1일부터 LA와 벤추라, 샌버나디노 등 3개 카운티 지역주민들의 잔디 등 야외 물 사용을 일주일에 한번으로 제한했다. 아울러 남가주 지역 주민은 물 사용량을 35% 줄여야하고, 만일 9월까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MWD는 야외 물사용은 아예 금지하는 초강수를 둘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LA-롱비치 지역이 미국에서 스모그가 가장 심한 곳으로 최근 미국폐협회(ALA)가 발표한 전국 대기오염보고서에서 드러났다. 폭염 및 산불, 고속도로를 끊임없이 오가는 자동차와 공장의 매연으로 인해 오존층이 파괴돼 스모그 형성이 심해진 탓이다.

그뿐인가. 치솟는 렌트비와 주거비용, 갈수록 악화되는 노숙자 문제, 인플레이션에 따른 생활고, 사라지지 않는 코비드-19 문제들은 비단 LA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도시 어디서나 체감되는 난제들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LA와 샌프란시스코의 인구가 대폭 줄고, 대신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온타리오, 컨, 샌호아킨 등 인랜드 지역으로의 이주가 늘어난 것도 이같은 대도시의 불안한 환경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모든 것이 불안하고 불확실한 시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안전하게 이끌고 갈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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