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기 삶을 보다 낫게 변화시킬 수 있다면 과감히 취해야”

2022-04-22 (금) 글 박흥진 한국일보 편집위원 / 할리웃 외신 기자 협회(HFPA)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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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Hollywood Interview

“자기 삶을 보다 낫게 변화시킬 수 있다면 과감히 취해야”

‘E.T.’ 개봉 40주년 어머니 메리로 나온 디 월래스

올 해는 스필버그의 ‘E.T.’가 개봉 된지 40주년이 되는 해다. 영화에서 길 잃은 외계인을 돌보며 친구가 된 세 남매를 혼자 키우는 어머니 메리로 나온 디 월래스(73)를 영상 인터뷰 했다. 생애 250여 편의 영화와 TV작품에 출연한 월래스는 ‘E.T.’ 외에도 공포영화 ’하울링‘과 ’쿠조‘ 및 ’크리터스‘ 등으로도 잘 알려진 배우다. 이와 함께 월래스는 ’당신 자신을 사랑하라‘라는 표제를 내걸고 사람들에게 자신을 창조하는 길을 가르치는 일종의 영적 치유사로도 유명하다. 이에 관한 책 다섯 권을 펴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인터뷰는 최근작(Born: Giving Birth to a New You)의 홍보도 겸했다. 월래스는 미국과 전 세계를 돌면서 자기 창조에 관해 강연을 하고 있으며 라디오와 온라인을 통해 서도 이에 관해 교육하고 상담을 하고 있다. LA 인근 우드랜드 힐즈의 자택에서 인터뷰에 응한 월래스는 나이답지 않게 젊어 보였는데 만면에 미소를 지으면서 밝고 활기차게 질문에 대답했다.
“자기 삶을 보다 낫게 변화시킬 수 있다면 과감히 취해야”

E.T.’의 한 장면. E.T.에게 키스하는 소녀가 드루 배리모어.


-최근에 출간한 책 ‘본’의 요지는 무엇인가.

“‘본’은 내 여섯 번째의 책이며 이의 동반 서적 ‘버파라팔루’는 일곱 번째의 것으로 아동을 위한 것이다. 삶의 문제는 어른들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도 갖고 있다. 나는 30여 년 전부터 자기 창조와 영적 교류와 치유에 관한 교육과 강연을 하고 있다.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자기의 삶을 보다 낫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찾았으면 과감히 그 것을 취하라는 것이다. 나는 책에서 이런 조언을 아주 쉽게 말하고 있다. 자기 창조와 영적 교류와 치유에 관한 나의 이런 원리는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에 근거를 둔 것이다. 사람들이 내 책에 있는 대로 따른다면 그들의 삶은 보다 나아질 것이다.”

-’E.T.’의 메리가 보여준 여성상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아는바에 따르면 메리는 스크린에 나온 첫 홀어머니다. 메리는 가정을 혼자 돌보는 강한 여인의 시대를 연 여인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나온 후 많은 여자들이 내게 닥아 와 그 동안 자기는 가정을 혼자 돌보는 여자로서 주위의 따돌림을 받았는데 이 영화로 인해 주위 사람들로부터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이는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강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잘 보여주는 실례다. 영화가 말하는 사랑과 마음 문을 열라는 것과 집으로 돌아가라는 내용은 모두 내 책 ‘본’ 안에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내가 메리 역을 맡은 것은 결코 실수가 아니다. 메리는 2류 시민이요 재산에 지나지 않았고 남자들과 동등한 대우나 기회를 받지 못했던 여자들의 시대의 변화를 가져온 사람이다. 요즘 영화나 TV작품의 많은 감독들이 여자라는 것을 보면 이를 실감하게 된다. ‘E.T.’야 말로 강한 홀어머니라도 괜찮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영화다.”

-영화에서 당신의 어린 딸로 나온 드루 배리모어는 성인배우로서도 성공했고 현재 TV쇼‘드루 배리모어 쇼’를 제작하고 호스트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혹시 그 쇼에 초대라도 받았는지.

“안 받았다. 드루는 자기 어머니를 자기 쇼에 초청하지 않았는데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영화에서 내 두 아들로 나온 헨리 토마스와 로버트 맥너튼과는 항상 만나고 또 많은 모임에도 함께 참석했다. 올 해가 영화 개봉 40주년이 되는 해이니 드루가 우리 모두를 초청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기를 바란다. 영화를 만들 때 드루는 어렸지만 불같은 성격을 지녔었다.”

-언제 작가가 되기로 결정했는가.

“난 고등학교 때 교지에서 일했고 캔자스대학에서는 저널리즘을 부전공했다. 그래서 평생 글쓰기를 좋아했다. 다시 글을 쓰게 된 것은 내가 심령 치유의 일을 하면서부터다, 삶을 보다 행복하고 생동감 있고 건강하고 젊게 살고 아울러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이런 진실을 글로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운 좋게도 배우로서 내 이름이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사람들이 내 책을 많이 읽고 그에 동감을 한 것이다.”

-스필버그가 왜 당신을 강한 홀어머니인 메리로 선택했다고 생각하는가.

“스티븐은 집안의 기둥인 강한 어머니와 함께 산 사람이다. 스티븐은 그런 여인을 내게서 본 것 같다. 난 이렇게 강한 어머니의 구실을 잘 알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여서 비서로 일하던 어머니가 나와 함께 세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우리 모두를 훌륭한 사람으로 성공시켰다. 그리고 내 남편이 내 딸이 채 일곱 살이 되기 전에 사망해 나도 강한 홀어머니가 됐다. 그래서 난 메리를 속부터 잘 알고 있었다. 스티븐은 뛰어난 감독일 뿐 아니라 매우 직관적인 사람이다. 나는 그가 총제작자였던 영화 ‘유즈드 카즈’의 역을 위해 스티븐 앞에서 대사를 읽었다가 퇴짜를 맞았는데 ‘E.T.’를 만들면서 메리 역을 무조건 내게 주었다. ’유즈드 카즈‘ 오디션 때 내게서 메리를 보았던 것 같다. 메리 역을 받고 마치 산타클로스를 진짜로 만난 기분이었다.”


-영화를 만들면서 ‘E.T.’가 흥행에 크게 성공하고 또 이렇게 세대를 초월해 여전히 사랑을 받으리라고 짐작이라도 했는지.

“영화를 만들면서 그 것이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냐 아니냐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자신의 창조력을 총동원해 최선을 다 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특별한 각본을 영화로 만들고 있으며 또 헨리를 비롯한 아이들의 역도 아주 특별한 것이라는 사실만은 알고 있었다. 블록버스터가 되려면 음악과 편집과 마케팅이 모두 조화를 이뤄야 하며 또 관객들이 이를 받아들여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영화가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 분명 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남편과 같이 극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면서였다. 영화가 끝나자 사람들이 울고 함성을 지르고 일어서서 박수를 치고 또 깔깔대고 웃기도 했다. 이 영화는 우리가 다 잘 알지만 잊어버리고 또 그대로 살지 않는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진실에 관한 것이다.”

-남편의 사망이 당신의 치유의 능력을 보다 강하게 해 주었다고 생각하는가.

“절대로 그렇다.”

-사실적인 증거는 없지만 남편이 저기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사실과 안다는 것은 서로 다른 두 가지다. 사실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나는 내가 누구를 사랑하고 또 누구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면 그 것을 안다. 나는 여섯 명의 전문가들로부터 임신을 하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내 마음 속으로는 내가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 책 ‘본’에서 얘기하는 것도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피조물이며 신과 우주가 우리에게 닥아 와 어떤 일을 하라고 지시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지만 우리에겐 지유 의지가 주어졌다. 이 자유 의지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조심해 의식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남편의 사망 후 첫 날들을 어떻게 보냈는가.

“무릎을 꿇고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나는 희생자가 되기 싫어요. 우리 자신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을 원해요’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첫 메시지가 왔다. 그 것은 ‘네 안의 빛을 이용해 너 자신을 치유하라’는 것이었다.”

-당신의 두 공포영화‘하울링’과‘쿠조’에 관해 말해 달라.

“‘하울링’의 주제는 내 삶의 주제와도 같다. 그 것은 빛과 암흑의 대결로 내가 치유의 작업에서 가르치는 것도 바로 이 것이다. 나는 결코 어두운 에너지를 믿지 않는다. 에너지는 그냥 저기에 있는 것으로 중립적이다. ‘쿠조’는 자기 아이들을 돌보고 보호하는 강한 홀어머니에 관한 얘기다. 이 두 영화의 주제는 내가 어디를 가나 따라 다니고 있다.”

-’E.T.’는 다시 아이로 돌아가는 얘기이기도 한데 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성경에도 아이 같지 못하면 천국에 들어가지 못 한다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어린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가 있느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들은 그렇게 알고 있으면서 자신들을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른들인 우리는 자신을 의심하도록 스스로를 교육하고 있다.”

-당신이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는 누구인지.

“내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꼭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안소니 홉킨스다. 그리고 여자로는 메릴 스트립이다. 나는 그를 한 인간으로서 존경한다. 작고한 배우로서 꼭 만나보고 싶은 사람은 캐서린 헵번이다. 그리고 폴 뉴만도 내가 따라 다니고 싶은 배우다.”

-다음 영화는 무엇인가.

“‘아웃랜더’라는 서부영화다. 그 다음은 임시 제목이 ‘어 보이즈 라이프’로 로맨틱 코미디인데 여기서도 난 홀어머니로 나온다.”

<글 박흥진 한국일보 편집위원 / 할리웃 외신 기자 협회(HFPA)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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