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발표된 유엔의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는 지구의 미래, 인류의 미래를 심각하게 걱정하게 만든다. 5차 보고서 이후 8년 만에 나온 이 리포트는 “2015년 파리협약에서 각국 정부는 이번 세기 지구 기온상승을 섭씨 2도 이하, 가능하면 섭씨 1.5도 이하로 억제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고발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강화되지 않는 한 인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단언했다.
심지어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일부 정부와 기업지도자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 치명적일 것”이라며 “지구를 더 이상 살 수 없는 곳이 되도록 할 것이 분명한 공허한 약속만을 늘어놓은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까지 강도 높게 비난했다.
IPCC 보고서에 따르면 기온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려면 2025년 이전에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점에 달한 후 2030년까지 43%가 감소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감축은 경제 전반에 걸쳐 과감한 조치 없이는 달성하기 어렵고, 일단 1.5도를 넘어선 후 올라간 온도를 다시 낮추기는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하며, 설사 가능하다 해도 지금 배출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비용의 3~6배가 든다는 것이다. 특정 국가를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보고서는 부유한 나라의 부유한 사람들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전 세계 10%의 부자들이 온실가스 방출의 3분의 1에서 절반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너무 많이 진행된 기후변화를 돌이키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기업과 개인이 다 함께 경각심을 갖고 노력하면 그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 정부는 태양열과 풍력 에너지, 전기차를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하고, 기업들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물에서 철저한 리사이클링을 실시하는 한편 가능하면 더 많은 사무직 종사자들에게 원격근무를 허용해야 한다. 아울러 현재 대기 중에 배출돼있는 이산화탄소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제거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것이 도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한다.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 참여는 채식과 음식쓰레기 줄이기, 전기차, 걷기, 자전거, 공유차량, 대중교통의 활용 등이다. 이런 변화만으로도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70% 줄일 수 있다는 것이 IPCC의 분석에 귀 기울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