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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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총기참극, 언제까지인가

2022-04-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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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이 또 다시 잇따라 발생했다.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미국의 고질병이다. 지난 일요일 새벽 북가주 새크라멘토 도심의 식당과 술집들이 모여 있는 상업지구에서 일어난 총격사건으로 무려 6명이 사망하고 최소 12명이 다쳤다. 클럽에 모여 주말을 즐기던 사람들 간 말다툼이 총질로 번진 것이다.

같은 날 텍사스 주 달라스 야외 콘서트 장에서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사건 당시 한 사람이 공중을 향해 총을 쐈고, 이어 다른 사람이 콘서트 관객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 역시 사소한 다툼에서 시작됐다.

총기의 나라 미국에서 총격 사건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인파로 북적이는 도심이나 군중이 운집한 콘서트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발생하는 총격사건은 대량살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충격과 여파가 크다. 더욱이 이번 사건들처럼 사소한 싸움 때문에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 졸지에 생명을 잃는다는 것은 너무나 부조리한 일이다. 총기가 널려있고 툭하면 분노를 참지 못해 마구잡이로 쏴대는 일이 다반사인 사회는 전쟁터와도 다를 바 없다.


캘리포니아 주도의 한복판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에 개빈 뉴섬 주지사는 “총기 폭력의 재앙은 계속해서 이 나라의 위기가 되고 있으며 우리는 이 학살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총기폭력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총기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외치는 일은 끊임없이 반복돼왔다. 하지만 들끓는 여론은 이내 무뎌지고, 의회에서는 견고한 총기소유권 주장에 눌려 의미 있는 총기규제 입법을 그 어느 하나도 통과시키지 못한 채 무고한 희생만 늘어가고 있다.

현재 미국에 존재하는 총기의 수는 미국 인구 수를 훨씬 넘어섰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미국에 더 이상 총기난사 안전지대는 없다고 보아야한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소중한 인명이 무분별한 총기 폭력에 스러져가는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 총기규제는 연방차원에서 이뤄져야한다. 전국총기협회(NRA)의 눈치 보기 바쁜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도록 우리가 목소리를 높여야한다. 무차별총기난사가 내 이웃에서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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