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코로나 팬데믹 고난을 통한 아들의 쓰임을 확신합니다” 코로나로 남편을 잃고 폐 이식 아들의 극적 회생을 지켜 보는 엄마의 ‘부활절’

2022-04-04 (월)
크게 작게
“코로나 팬데믹 고난을 통한 아들의 쓰임을 확신합니다” 코로나로  남편을  잃고  폐 이식 아들의 극적 회생을 지켜 보는 엄마의 ‘부활절’
“코로나 팬데믹 고난을 통한 아들의 쓰임을 확신합니다” 코로나로  남편을  잃고  폐 이식 아들의 극적 회생을 지켜 보는 엄마의 ‘부활절’


지난 2년 여 코로나 팬데믹으로 졸지에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지, 이웃을 잃고 상실감에 빠진 이웃들의 아픈 사연이 이어진다. 17일 부활절을 앞두고 코로나로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폐 이식으로 기사회생 하고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아들을 지키는 어머니의 절절한 기도를 들어 본다. <편집자주>


"지난 해 9월 이후 우리 가족의 모든 삶이 한 순간에 변해 버렸어요, 코로나가 우리 가족을 덮치며 남편과 우리 가족의 생사가 갈리고 하나뿐인 아들의 풍전등화 같았던 생명의 불꽃이 되살아 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하나님의 역사에 확신을 갖게 됩니다. 저의 이번 인터뷰가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용기를 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지난 해부터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를 비롯해 미주와 한국의 기독인들간에 카일 박군의 회복을 위한 중보 기도 모임이 이어지고 있다.


하와이 출신 한인 3세 남편과 결혼으로 1993년 하와이에 정착한 박문정씨는 남편의 치과에서 사무를 보며 1남 2녀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그러나 그의 영원할 것 같았던 '스윗스윗 홈'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산산 조각이 났다.

박씨는 “첼로, 피아노, 기타는 물론 벤조 연주까지 대부분의 악기를 다루며 음악 적 재능이 뛰어났던 아들이 지도자의 길을 걷기 위해 대학원 진학 차 뉴올리언즈로 이주했는데,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져 텍사스 오스틴으로 자리를 옮겼어요. 그런데, 지난 해 9월 ‘너무 아프니 도와 달라'고 연락이 왔어요, 그때 우리 부부도 코로나에 걸려 회복 중이었는데 저는 급하게 아들이 있는 곳으로 갔어요"

아들의 상태는 예상외로 심각했다. 폐 기능 저하로 호흡조차 어려웠다.

입원 일주일만에 중환자실(ICU)로 옮겨져 체외막산소송급(ECMO) 장치에 의존한 채 산소부족으로 인위적 코마상태에서 하루하루 연명해 갔다.

그 와중에 하와이에 있던 남편도 코로나 감염 상태가 악화되어 응급실로 이송됐다는 소식을 전하더니 결국 홀연히 가족들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정말 한 순간에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다.


생사의 갈림길에선 아들의 고통을 지켜보며 남편과의 사별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오늘에 이르고 있는 박씨는 그래도 온 가족의 사랑 속에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하는 고통의 무게를 감당해 가고 있다고 전한다.

남편과의 황망한 사별 소식 이후 아들의 상태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텍사스 오스틴 지역 병원에서 루이지애나 지역 대형병원으로 응급 헬기를 타고 이동해 그곳에서 아들은 50여일간 중환자실에서 움직이지도 못한 채 누워만 있었다.

양쪽 폐가 완전히 망가져 폐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박씨는 “폐 이식을 위해 다시 UC 샌디에이고 메디컬센터로 옮겨 대기자 명단에 아들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렸어요.

그 과정에서 두 번에 걸친 폐 이식 부적격 과정을 거치며 아들은 말 그대로 죽음의 문턱에까지 갔다가 기적적으로 3월초 이식 수술을 받고 지금은 치열한 재활운동에 임하고 있다”며 아들의 근황을 전한다.

남편의 사망과 아들의 대수술 과정을 거치며 박씨에게는 각종 행정 서류처리 및 재정적인 문제들이 쓰나미처럼 덮쳤다.

아들의 수술비용만 150만달러에 달한다는 것인데 "지금으로서는 아들의 병원비용이 얼마나 청구될지 가늠할 수 없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고 전한다.

“코로나 팬데믹 고난을 통한 아들의 쓰임을 확신합니다” 코로나로  남편을  잃고  폐 이식 아들의 극적 회생을 지켜 보는 엄마의 ‘부활절’


샌디에이고 친정에 머물며 어머니와 동생 곁을 지키기 위해 직장도 그만 둔 큰 딸과 아들의 간병을 위해 온 정성을 다 하고 있는 박씨는 "아들 카일이 수술 직전 너무 고통스러워 이제 저를 데려 가 달라고 기도하던 중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와 친할아버지를 만나고 뜨거운 열기가 온 몸을 덮쳤다고 했어요" "그 이후 아들은 하나님의 임재를 확신하고 열심히 재활에 임하고 있다"고 전한다.

박씨는 아들은 물론 자신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것 역시 하나님의 큰 사랑과 이웃들의 중보의 기도 덕분임을 강조한다.

박씨는 "카일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하나님의 '때'와 '쓰임'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었다"며 "앞으로 카일이 어떻게 쓰임을 받을 지 모르지만 저는 이제 남은 여생을 카일과 우리 가족을 위해 도움을 주고 기도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며 헌신하는 삶을 살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2022년 사순절과 부활절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고 전한다.

한편 카일의 병원비를 돕기 위해 ‘고펀드미(www.gofundme.com)’에는 ‘Help Kyle with Covid Hospitalization Costs(카일의 코로나 입원 비용을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기부금 사이트가 개설돼 있다.

▶도움•문의: (808)554-3512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