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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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연해가는 무연고 사회와 고독사

2022-03-14 (월) 노재화 전 성결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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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독거노인의 수가 증가하여 무연고 고독사가 만연해가며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매스컴에서도 한국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언제 죽었는지도 모르는 ‘이웃집 고독사’가 종종 기사화되고 있고, 필자의 거주지에서도 지난해 말 고독사한 사례를 직접 목격하였다.

무연고사회란 말 그대로 지역사회와 가족관계가 급속한 변화를 가져오면서 혈연, 학연, 지연 등 어떤 연도 없는 사회로서 인연이 줄어들거나 끊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무연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은 독신 고령자로서 고립된 채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을 맞는 사람들이다. 고령자 70%가 언제 사망한 지도 모르는 고독사의 현실이며 이중 80%는 여성 고독사라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노인뿐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 학생, 고시생 등도 포함되며, 현재 3-40대가 무연사회의 후보그룹이라는 사실이다. 그 원인은 외동자녀 증가, 장기간 경제 침체, 개인주의문화 확산, 독신, 이혼, 비혼, 인간관계 미숙, 각종 정신질환 증가, 구직 단념 및 복지급여 비수급자 증가, 사회성 결여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무연고 사회와 고독사는 강 건너 불 구경거리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인구학자나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독거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16.0%에서 2022년 19.5%로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의 고령화 인구의 증가와 1인 가구수가 2015년에 27%인데 반해 2050년이 되면 35%가지 오른다는 전망이다. 자녀나 배우자와 같은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와 달리 혼자 사는 노인들은 다양한 만성질환에 자주 시달리기 때문에 사회복지 대상이기도 하다.

사람이 이생에 태어나서 크던 작던 개인과 세계를 연결하다가 죽게 되면 다른 세계로 가는 장례 절차도 각 종교의 내세관에 따라서 달리한다. 어릴 적에 동네 어른이 죽으면 상여를 메고 유족들은 장례 행렬의 뒤를 따라 장지까지 가는 것을 보았다. 기독교인들은 천국 환송 예배로 대치하기도 한다. 무연고사회에서 고독사는 어떻게 처리될까? 망자들은 죽어서까지 외면 받고 당국은 환경처리반처럼 운영하여 합동 화장을 하고 서로 섞인 한 줌의 재를 봉지에 넣어서 이름 모를 곳에 뿌려질지도 모른다.

정부 위정자들은 젊은이들에게 꿈과 소망을 주어 출생을 증가시키고, 또한 국가의 양육권 소유와 노인복지 활성화 방안도 세워야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빈곤의 해결과 공동체 회복을 통하여 지역 노인과 지역사회의 네트워크 강화, 교회나 사찰과 같은 종교활동, 향우회, 데이케어, 외출 유도, 자원봉사, 야외활동, 사회 참가 등의 유도를 시급히 요청하고 있다. 결국 인간의 기본생존권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려는 국가와 우리 지역사회 의지에 기대해본다.

<노재화 전 성결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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