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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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 만연해 가는 무연고 사회와 고독사

2022-03-09 (수) 노재화/전 성결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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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고령화 사회에 접어 들면서 독거노인의 수가 증가하여 무연고 고독사가 만연해가며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매스컴에서도 한국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언제 죽었는지도 모르는 ‘이웃집 고독사’가 종종 기사화 되고 있고, 필자의 거주지에서도 지난해 말 고독사한 사례를 직접 목격하였다.

무연고사회(無緣故社會)란 말 그대로 지역사회와 가족관계가 급속한 변화를 가져오면서 혈연, 학연, 지연 등 어떤 연도 없는 사회로서 인연이 줄어들거나 끊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무연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은 독신 고령자로서 연이 무너져 고립된 채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을 맞는 사람들이다.

고령자 70%가 언제 사망한 지도 모르는 고독사의 현실이며 이중 80%는 여성 고독사라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노인의 고독사 뿐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 학생, 고시생 등도 포함되며, 현재 3-40대가 무연사회의 후보그룹이라는 사실이다. 그 원인은 외동자녀 증가, 장기간 경제 침체, 개인주의 문화 확산, 독신, 이혼, 비혼증가, 인간관계 미숙, 각종 정신질환 증가, 구직 단념 및 복지급여 비수급자 증가, 사회성 결여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무연고 사회와 고독사는 강 건너 불 구경거리가 아니라, 한국도 일본과 다를 바 없이 1998년 소위 IMF 경제위기 이후에 우리의 현실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인구학자나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전체 노인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 16.7%(약865만명)이며 독거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16.0%에서 2022년 19.5%(약169만명)로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의 고령화 인구의 증가와 1인 가구수가 2015년에 27%인데 반해 2050년이 되면 35%가지 오른다는 전망이다.

자녀나 배우자와 같은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와 달리 취약 집단은 혼자 사는 노인들이며, 이들은 다양한 만성질환에 자주 시달리기 때문에 사회복지 대상이기도 하다. 사람이 이생에 태어나서 크던 작던 개인과 세계를 연결하여 세계 역사를 써 가다가 죽게 되면 마지막 다른 세계로 가는 장례 절차도 각 종교의 내세관에 따라서 달리한다.

어릴 적에 동네 어른이 죽으면 상여를 메고 유족들은 장례 행렬의 뒤를 따라 장지까지 가는 것을 보기도 하였다. 장례식은 슬픔과 절망을 화해와 해학으로 승화 시키는 상부상조의 전통문화이며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장례식장에서 대개 3-5일 이상 장을 치르고 화장이나 굴장으로 장지 등에 묻히게 된다.

기독교인들은 천국 환송 예배로 대치하기도 한다. 무연고사회에서 고독사는 위에 언급한 장대한 장례식과는 달리 행정 당국에서는 법에 따라 각종 방법을 동원하여 연고자를 찾으려고 노력이야 하겠지만, 무연고로 아무도 안 나타나면 어떻게 처리 될까? 망자들은 죽어서까지 외면 받고 당국은 환경처리반처럼 운영하여 합동 화장을 하고 서로 섞인 한 줌의 재를 봉지에 넣어서 고용원에게 실려 이름 모를 곳에 뿌려질 지도 모른다. 기우일까! 누가 예외일까? 허나 잠을 못 이루고 있다.

정부 위정자들은 젊은이들에게 꿈과 소망을 주어 출생을 증가시키고, 또한 국가의 양육권 소유와 노인복지 활성화 방안도 세워 보아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연고의 고독사를 위한 대책으로 빈곤의 해결과 공동체 회복을 통하여 지역 노인과 지역사회의 네트 워크 강화, 교회나 사찰과 같은 종교활동, 향우회, 데이 케어, 외출 유도, 자원봉사, 야외활동, 사회 참가 등의 유도를 시급히 요청하고 있다.

결국 인간의 기본생존권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려는 국가와 우리 지역사회 의지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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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화/전 성결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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