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일단 무언가를 오래 소유하면 그에 애착을 갖게 되고 이를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소유효과(endowment effect)’라고 하는데 매우 일반적인 현상이다. 듀크(Duke)대 학생들은 전미대학농구대회 4강전 입장권 구입에 $200까지 지불할 수 있다고 답했으나, 이미 입장권을 소유한 학생들은 $2000이상이면 팔 용의가 있다고 응답했다. 시간, 지적 재산권 혹은 다른 점을 고려하여도 사람들은 무언가를 취득할 때보다 포기할 때 그 가치를 더 높게 인식한다. 소유효과는 물건만이 아니라 신앙이나 이념에도 적용된다. 자신이 가진 신앙이나 이념을 더 가치 있게 인식한다. 하지만 창의적인 일을 성취하려면 사람들이 소유효과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한다.”
(조나 버거의 ‘The Catalyst’ 중에서)
멕시코를 정복한 에르난 코르테스(Hernan Cortes)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비견되는 불세출의 탐험가다. 두 사람 모두 각각 다른 방식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 정주하여 인류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다. 코르테스의 판단력과 용맹성은 전설에 가까울 정도로 혁신적이었다.
600명의 원정대만으로 광활한 중남미를 정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코르테스에겐 매사에 의견을 달리하는 까다로운 총독 벨라스케스가 있었다. 원정대에 대한 통솔권을 잃을까봐 염려하는 벨라스케스 총독은 코르테스에게 말했다. “원정 대장 자리를 내려놓고 쿠바로 돌아가라.”
멕시코내륙 탐험의 꿈으로 가득한 코르테스는 총독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 그는 부하들을 데리고 멕시코 내륙으로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때 여전히 총독에게 순종하는 일부 부하들이 몇 척의 배에 나눠 타고 쿠바로 돌아가려고 했다. 반란이었다.
600명의 대원도 부족한 마당에 내분이 일어났다. 절망이다. 쿠바로 귀환해도 코르테스는 총독의 중징계대상이다.
하지만 코르테스는 그 절망의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전광석화(電光石火)와 같은 결단을 내렸다.
“배 안에 있는 모든 보급품을 하역하라. 우리가 타고 온 12척의 배 한 척도 남기지 말고 불태워라. 후퇴는 없다.” 우왕좌왕하던 600명 대원은 특공대로 급변했다.
당신은 리더인가. 소유한 것에 대한 과대평가에서 벗어나라. 타고 온 배를 불태우라. 후퇴할 뒷길을 스스로 제거할 때 모험과 혁신은 시작 된다.
사도 바울은 말했다. “나는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렸다. 푯대를 향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간다.”
<
김창만/목사 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