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대 대통령 선거를 위한 재외투표가 닷새 뒤인 23일부터 시작된다. 한국에서는 이번 주 공식 선거운동 기간의 막이 오르면서 본격 유세전이 한창이다. 그동안 쏟아져 나온 각종 여론조사 결과로 미루어보면 대선일인 오는 3월9일까지 남은 기간에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이번 대선의 승부는 기호 1번 이재명, 기호 2번 윤석열 후보의 박빙 대결로 귀결될 전망이다.
이번 재외선거에 등록한 유권자수가 전 세계에서 22만6,16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미국에 사는 재외유권자는 5만3,073명, 그리고 LA 총영사관 관할 지역은 1만780명이 유권자 등록 신청을 했다. 지난 19대 대선 때의 재외유권자수 29만4,633명에 비해서는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박빙의 승부에서는 그래도 여전히 재외유권자들의 표심이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할 수도 있는 수준이다.
재외선거에 참여하려는 미주 한인 유권자 개개인의 선호도는 평소 정치적 성향이나 후보 개인 자질에 대한 평가 등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주 한인사회의 차원에서 보자면 이번 대선 재외투표는 재외 동포들의 권익을 위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느냐가 걸린 문제다. 투표를 해야만 한국 정치권과 위정자들이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더 기울일 것이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들의 재외동포 관련 정책 공약들은 이번에도 거의 대동소이하다. 재외동포청 설립, 재외동포기본법 제정 등 그동안 반복돼왔지만 실제 이뤄지지 않았던 것들의 재탕, 삼탕 수준이다. 재외 유권자들이 한국 정치인들에게 아직 그리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반증이다.
이번 선거는 이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기회다. 22만여 재외유권자들이 모두 투표해 목소리를 내면 표에 민감한 정치인들이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가 없다. 우선 미국 내 5만3,000여 명의 등록 유권자들이 표를 버리지 말고 꼭 투표에 참여해야하겠다.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 등 시급히 해결해야할 재외국민 이슈들이 많다. 권익을 찾고 싶다면 반드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 목소리는 바로 투표 참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