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 직후인 지난 7일 헝가리는 환호했다.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전에서 리우 샤오린 산도르가 1위로 들어오면서 첫 금메달을 딴 것이었다. 하지만 환호도 잠시, 결과는 엉뚱했다. 리우가 레인 변경 과정에서 팔로 상대를 가로막았다며 실격되고, 2위로 들어온 중국의 런쯔웨이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헝가리 빙상연맹과 올림픽위원회는 곧 바로 항의성명을 발표했다. “올림픽 원칙에 위배되는 편향된 판단을 거부한다”며 해당 경기에 대한 재검토와 심판에 대한 윤리조사를 요청했다.
당시 경기장면을 다시 보면 헝가리인들이 충분히 열 받을 만하다. 경기 후반 두 선수가 충돌했고, 이때 런쯔웨이가 리우를 붙잡았는데 심판은 리우에게 페널티를 주었다. 심판이 편파적이라는 비난이 쇄도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리우의 금메달은 날아갔다. 그런데 그가 잃어버린 것은 메달만이 아니다. 헝가리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에게 포상금을 지급한다. 금메달 보너스는 5,000만 포린트, 16만 달러가 좀 넘는 거액이다.
올림픽을 목표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때로 주린 배를 움켜쥐며 훈련에 매진한 선수들에게 메달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 수년간 흘린 땀과 좌절은 눈 녹듯 사라진다. 평생 기억에 남을 영예로운 순간이다.
그리고는 뒤따르는 것이 있다. 그동안의 수고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다. 대부분 국가들은 올림픽 메달 선수들에게 상당한 액수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예를 들어 지난 9일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에서 1위를 하면서 이번 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리스트인 황대헌이 벌어들인 포상금은 이미 2억 원에 달한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가 금메달리스트에게 주는 6,300만원(은메달 3,500만원, 동메달 2,500만원), 빙상연맹이 주는 포상금 1억원(은메달 5,000만원, 동메달 3,000만원) 그리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는 ‘경기력 향상연구연금’ 등을 합친 액수이다. 메달을 더 따면 포상금은 더 올라간다.
국가별로 포상금이 가장 많은 나라는 싱가포르. 개인 금메달리스트에게 100만 싱가포르 달러, 미화로 약 75만 달러가 지급된다. 일반적으로 선수단 규모가 작고, 메달 획득 가능성이 낮은 나라일수록 포상금이 높은 편이다. 싱가포르에 이어 포상금 2위는 카자흐스탄과 말레이시아로 금메달리스트에게 대략 25만 달러를 준다.
그런가하면 영국, 노르웨이, 브라질 등 국가에서는 포상금이 전혀 없다. 이번 대회에 10명이 출전한 브라질은 동계 올림픽에 거의 관심이 없다. 이미 메달을 17개나 획득한 노르웨이는 겨울 스포츠의 왕국인 만큼 포상금 지급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223명의 선수들이 출전한 미국 올림픽 위원회는 지난 2017년 시작된 ‘골드 작전(Operation Gold)‘의 일환으로 메달리스트에게 보너스를 지급한다. 금메달 3만7,500달러, 은메달 2만2,500달러, 동메달 1만5,000달러로 상대적으로 낮은 액수이다.
한편 탑 메달리스트들이 누리는 진짜 금전적 보상은 따로 있다. 상업용 광고 수입이다. 지금은 은퇴한 자메이카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가 대표적. 지난 2016년 포브스는 볼트가 12개월 동안 거의 3,3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했다. 육상의 천재로서 돈방석에 올라앉은 것이다.
한편 리우는 억울하게 금메달을 잃었지만 그 가족에게 전혀 보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위였던 형이 밀려나면서 4위였던 동생 샤오앙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동메달 보너스는 9만2,000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