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닉스오픈 3차 연장에서 버디 잡고 캔틀레이 제압
피닉스오픈에서 우승한 스코티 셰플러가 샷을 날리고 있다. [로이터]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골프 해방구’에서 미루고 미뤘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생애 첫 우승을 이뤘다.
셰플러는 13일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WM 피닉스오픈(총상금 870만 달러) 최종일 연장전에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셰플러와 캔틀레이는 4라운드에서 똑같은 4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공동 1위에 올라 연장전을 벌였다.
18번 홀(파4)에서 열린 3차 연장에서 셰플러는 7.6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긴 승부를 결정지었다. 우승 상금은 147만6천 달러다.
2019-2020시즌 신인왕에 올랐던 셰플러는 언제 우승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정상급 기량을 지녔지만, 그동안 우승과 인연은 없었다. 그는 지난해 PGA챔피언십 공동7위, US오픈과 디오픈 공동8위 등 3개 메이저대회에서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고 마스터스에서도 공동18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노던 트러스트 2라운드에서는 59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라이더컵에서는 최종일 싱글매치에서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을 격파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시즌 들어서도 휴스턴 오픈 준우승과 타이거 우즈 재단 주최 히어로 챌린지 준우승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4라운드에서 그는 13번 홀부터 15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발판으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1차 연장에서 캔틀레이의 2m 버디 퍼트가 살짝 비켜나가 한숨을 돌린 셰플러는 2차 연장에서는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파를 지켜냈고, 3차 연장에서는 티샷을 벙커에 집어넣었으나 기어코 버디를 잡아냈다.
PGA투어 71번째 출전 대회에서 첫 우승을 따낸 그는 “길에는 장애물이 있기 마련이라고 늘 나 자신에게 말했다. 처음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며 첫 우승의 감격을 밝혔다.
그는 또 “오늘 실수를 극복하고 우승을 일궈낸 게 멋지다”고 자찬했다.
이번 시즌 들어 앞서 출전한 3차례 대회에서 모두 우승 경쟁을 벌이며 10위 밖으로 밀린 적이 없는 작년 플레이오프 챔피언 캔틀레이는 시즌 첫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그는 3차 연장에서 두 번째 샷을 셰플러보다 더 가까운 3m에 붙였으나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비껴갔다.
캔틀레이는 “오늘 보기 하나 없는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결정적인 퍼트를 넣지 못했다”면서 “셰플러는 챔피언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작년 이 대회 우승자 브룩스 켑카(미국)와 잰더 쇼펄레(미국)도 나란히 공동 3위에 올랐다.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공동 8위(13언더파 271타), 세계랭킹 1위 람은 공동 10위(12언더파 272타)로 체면을 지켰다.
강성훈(35)은 6언더파 65타를 몰아쳐 공동 26위(8언더파 276타)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시우(27)도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인 끝에 강성훈과 같은 공동 26위에 올랐다.
작년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기대를 모았던 이경훈(31)은 공동 38위(5언더파 279타)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