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설상 7개 종목에 출전하고 있다. 세부종목은 총 66개다. 이중 스키점프는 세부종목 5개를 가지고 있지만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이번 올림픽에는 강추위·인공눈·코로나 등이 설상 종목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알파인 스키 종목이 열리는 옌칭 지역은 최근 겨울 가뭄여파로 4일 개막한 올림픽이 100% 인공 눈 위에서 치르는 사상 첫 대회다.
인공 눈은 지난 1980년 미국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 대회에서 처음 도입됐다. 당시 대회를 기점으로 점차 사용량이 증가했고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는 사상 최고치인 13도까지 기온이 올라가면서 다른 지역에서 눈을 옮겨와 대회를 치렀다.
2014년 소치 대회에서는 눈 부족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미리 지하 창고에 50만 톤 규모의 눈을 보관했다. 2018년 평창 대회에는 인공 눈 사용 비율을 90%까지 늘렸다. 경기장 현장은 한낮에도 영하 10도대 아래에 머물고 있고, 여기에 강한 바람까지 더해져 밤에는 체감 온도가 거의 영하 30도까지 떨어진다는 말이 나온다.
“국제스키연맹(FIS) 규정에는 선수의 동상예방을 위해 영하 20도를 내려가면 경기를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런 강추위와 인공설에서 초반부터 선수들의 메달 이변이 잇따르고 있다.
알파인 스키 남자 활강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낸 요안 클라레(41·프랑스)는 금메달리스트 베아트 포이츠(스위스)에게 불과0.1초 차로 동계올림픽 사상 알파인 스키 남자부 최고령 메달리스트가 됐다. 네 번째 올림픽 출전에 처음 메달을 따낸 클라레는 “20살이든, 41살이든 올림픽 메달은 그 자체로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이 경기에서 우승한 포이츠도 35세, 동메달을 따낸 마티아스 마이어(오스트리아)도 32세로 나이가 많은 편이었다.
알파인스키 여자부 대회전 경기는 사라 헥토르(스웨덴)가 금메달을 따냈다. 우승 후보이자 2연패에 도전했던 금메달리스트 미카엘라 시프린(미국)과 마르타 바시노(이탈리아)가 연이어 중도 포기하는 이변이 속출했다.
회전 경기에서도 미카엘라가 또 다시 초반 실격하며 동갑내기 라이벌인 페트라 블로바(슬로바키아)가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스노보드 크로스에서 37세 재커벨리스(미국)는 21세 첫 출전후, 이번 대회 미국 선수단 첫 금메달을 따내 기쁨을 더했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경기 끝나기 직전에 자축 세레머니를 하며 까불다가 넘어져, 놓친 금메달을 30대 후반이 돼서야 드디어 목에 걸었다.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모굴 결선에서 발터 월베리(스웨덴)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베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선 19위에 그쳤다.
반면‘ ‘모굴의 왕’으로 불리며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킹스버리는 월드컵 통산 71승을 챙겼지만 아쉬움을 삼켰다. 같은 종목 여자모굴 결선에서는 자카라 앤서니(호주)가 우승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선 14위에 머물렀지만 4년 만에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이변이 연출되는 건 추위, 인공눈. 그리고 코로나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선수와 관계자, 취재진 등을 대상으로 매일 코로나 검사를 진행한다.
운동 시간 외엔 외부 출입이 불가능하고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사실상 동계올림픽을 포기해야 하기에 선수들은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리고, 몸을 충분히 푸는 훈련에 제약이 따르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뿐 아니라 최근 전 세계 동계 스포츠계가 기후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인공 눈 의존도는 나날이 높아질 것이다. 인공 눈 사용은 선수들의 경기력과 안전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결국 인간이 만든 온난화가 동계 스포츠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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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의/미동부한인스키협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