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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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주머니

2022-02-14 (월) 이중길 /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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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에 매달린 주머니
일주일 동안 바람에 흔들리며
대롱대롱 머릿속에 매달려 있다
주머니 속 숨겨진 비밀
누군가의 깊은 뜻이 담겨있을 것이다
연못가 산책길을 거닐다 발견한
우스꽝스러운 푸른 주머니
기생충의 놀이터인 것처럼
나무 줄기를 타고 내리는 상상 속의 괴로움
변함 없이 매달려 있는 일주일 동안
모든 사람들 눈에는 무엇으로 보였을까
마음이 무겁게 머무는 자리
고개 들어 또 한번 바라보며
추측이 차가운 겨울 바람에 흔들릴 때
물컹물컹한 발바닥의 감촉
누군가의 음모에 빠져버린 것이다
두 눈을 푸른 주머니에 가두어 버린 것이다

<이중길 /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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