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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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마땅한 교회, 살아나야할 교회

2022-02-01 (화) 박창형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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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드 팬데믹 시대에 사회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등을 돌리고 있다. 많은 교회가 문을 닫고 있는 추세이다. 이 때 교인들은 건강과 목숨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도 교회 모임에 참여해야한다는 일부 목사들의 주장에 고민하고 있다. 일요일에 모여야 하는가? 예배는 어디서 드려야하는가? 온라인예배도 예배인가? 라는 질문은 예배와 안식일과 성전에 대한 잘못된 신학과 교회 전통에 근거해서 안게 된 고민거리이다.

디아스포라 초대교회는 지정된 예배장소 없이 가정집에서 모임을 가졌다. 두세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 예수님이 계신다고 하신 말씀에 근거하여 모임 장소에 아무런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았다. 요한복음도 예배 장소와 방법에 대하여 중요한 원칙을 기록하고 있다. 예수를 영접한 사마리아 여인이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만, 사마리아인들은 그리심산에서만 예배를 드려야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러면 자기 같은 사람(그리스도인)은 어디서 예배를 드려야하냐’고 질문했다. 이에 예수는 장소는 중요하지 않고 이제부터는 신령과 진정한 마음으로 예배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것은 초대 그리스도인들이 가졌던 예배에 대한 개념이다. 그들은 모여서 성경공부하고, 기도하고, 찬양하는 말씀-예배를 드렸으나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의 계명을 교회의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교회 안과 밖에서 어려움에 처한 이웃과 물심양면으로 나누는 나눔-예배도 중요한 예배로 인식했다. 초대교회는 이웃을 섬기기 위해서 헌금을 걷었고, 걷은 헌금은 이웃을 돕는데 사용되었다.
그리스도인들의 선한 행실을 보고 감명 받고 사람들이 교회에 몰려들기 시작했고, 300여년 만에 로마의 국교가 되었다. 그 후 교회에 부가 쌓이고 권력이 집중되면서 교회 지도자들은 다시 예배당을 짓기 시작했고, 교회 확장과 운영에 도움이 되는 건물-성전 중심의 예배당 활동에 집중했다. 그 후 지금까지 교회는 존립 목적과 정체성을 잃은 채 교회에서 행해지는 종교활동에 몰두해왔다.


눈 오고 춥던 2020년 12월, 오리건 주의 마을에서 한 가족이 렌트비가 밀려서 집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이 와서 ?아내려 하자 분노한 이웃이 경찰을 ?아내고, 인간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추운 겨울에 어린 아이가 딸린 가족을 길거리로 ?아낼 수 없다고 항의하여 승리했다. 이 작은 싸움에 목사나 교회의 참여가 없었다.

얼마 전 버지니아 주에서 눈폭풍으로 운전자들이 20여시간 동안 차 안에 갇히는 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개스가 떨어져서 히터 없이 영하7도의 강추위를 견뎌야했다. 그 때 피해자들은 “순찰차나 견인차 그 어떠한 것도 본 적이 없다”며 속수무책이던 정부를 비난했다. 그러나 내가 지적하고 싶은 사실은 그 인근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교회나 목회자들이나 성도들 중 위험에 갇힌 이웃의 안전을 위해 사고현장을 찾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 뉴욕과 가주에서 많은 아시안들이 범죄대상이 되어 사망하고 피해를 입고 있다. 그 많은 교회와 목사 중 누구도 이 심각한 문제의 해결을 찾기 위해서 앞장서지 않고 방관하는 자세를 지키고 있다. 대도시마다 몸서리를 앓고 있는 노숙자 문제. 신분미비자들. 가정문제. 노인문제. 교회가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는데 앞장서야할 문제들 아닌가?

교회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단체인가? 사람들이 코비드로 인해서 재정과 건강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이 때, 무슨 중요한 일을 하려고 건강과 목숨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교회에 오라는 것인가? 팬데믹은 ‘헛된 예배’에 취해 있는 교회의 허구성을 낱낱이 드러내주고 있다.

<박창형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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