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새해 첫 대회에 출전하는 필 미켈슨. [로이터]
필 미켈슨(미국)은 작년까지 20년 동안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새해 첫 대회인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TOC)에 출전하지 않았다. 항상 새해 첫 번째 주에 열리는 센트리 TOC는 오는 7일(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하와이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골프코스에서 치러진다.
그는 1994년과 1998년 두 차례 이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2001년 대회를 끝으로 발길을 끊었다.
전년 투어 대회 우승자만 출전할 수 있는 TOC에 출전 자격을 따지 못한 적도 있었지만, 출전 자격이 있어도 출전을 고사한 게 13번이다.
2002년부터 미켈슨의 1월 일정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집에서 지척인 팜스프링스에서 열리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라호야에서 치르는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는 신년 첫 출격 무대로 하와이에서 열리는 TOC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21년 만에 TOC에 출전하는 이유를 미켈슨은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골프채널은 미켈슨의 갑작스러운 TOC 출전 배경에는 PGA투어가 올해 신설한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Player Impact Program)이 있다고 4일 보도했다.
PIP는 1월부터 12월까지 구글 검색량, 글로벌 미디어 노출 정도, 소셜 미디어 언급 빈도, 중계방송 노출량, 친밀도와 호감도 등을 점수로 환산해 상위 10명에게 총 4천만 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제도다.
사우디아라비아 오일 머니를 배경 삼아 새로 출범을 준비하는 이른바 ‘슈퍼골프리그’에 특급 선수를 뺏기지 않으려고 PGA투어가 도입했다.
애초 이달 초에 발표할 예정이던 초대 PIP 1위는 미켈슨 몫이라는 보도가 이미 나왔다. 예상이 맞는다면 오는 2월 미켈슨은 800만 달러(약 95억원)의 1위 보너스를 받는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미켈슨에 이어 PIP 지수 2위인 타이거 우즈(미국)가 지난해 12월 PNC 챔피언십에 전격 출전해 PIP 지수 포인트를 엄청나게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역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미켈슨은 우즈가 출전하지 못하는 센트리 TOC에서 PIP 지수 포인트를 챙기겠다는 복안이다.
미켈슨은 소셜 미디어에 센트리 TOC 출전 소감을 전하면서 “PIP 1위를 하게 도와달라!!”면서 “곧 또 다른 화끈한 소식을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센트리 TOC 출전이 PIP 1위 굳히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알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