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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도어대시

2021-12-13 (월) 정민정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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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말 미국 음식 배달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도어대시(Doordash)가 우버이츠를 제치고 업계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듬해 봄에는 그럽허브를 넘어 업계 선두로 올라섰다. 도어대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토니 쉬는 중국계 미국인이다. 1985년 중국 난징에서 태어나 1989년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했다. 일리노이대로 유학 간 아버지는 대학원생인 탓에 수입이 거의 없었다. 중국에서 의사였던 어머니가 식당에서 일하며 생계를 책임졌다. 생활은 어려웠지만 자식 교육을 중시한 부모덕에 쉬는 UC버클리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그는 스탠퍼드대에서 홍콩계 미국인 스탠리 탕과 앤디 팡, 에번 무어 등을 만나 창업에 나섰다. 2012년 중소기업 지원 사업을 구상하던 이들은 “배달 주문은 밀려드는데 감당할 수 없다”는 마카롱 가게 주인의 말에서 힌트를 얻었다. 곧바로 지역 내 8개 식당의 메뉴를 웹사이트에 올리고 휴대폰으로 주문을 받아 직접 배달에 나섰다. 2013년 1월 닻을 올린 ‘팔로알토딜리버리’다. 편리한 서비스로 입소문이 나면서 스타트업 육성 기관 와이콤비네이션으로부터 12만달러를 지원받았다. 그해 ‘도어대시’로 사명을 바꾼 후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현재 도어대시를 이용하는 고객은 약 1,800만 명에 이른다. 배달원은 100만 명, 본사 직원은 7,500여 명으로 늘었다.

도어대시가 뉴욕 첼시마켓을 시작으로 15분 이내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초고속 배송을 위해 배달원 6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그동안 긱 워커(독립형 계약근로자)인 ‘대셔(Dasher)’를 통해 배달했지만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근로 형태가 필요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고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노동시장의 변화는 시대적 흐름이다. 직무 중심 임금 제도와 독일에서 시행 중인 ‘근로시간계좌제’ 등을 도입하고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해야 기업도 살리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정민정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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