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2월, 한해의 마지막 달이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와 송년회에 이어 새해를 맞이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맞은 두 번째 연말연시는 지난해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3차 확산으로 봉쇄령이 내려지고 성탄절과 할러데이 파티가 모두 취소됐던 작년과는 달리, 올 연말은 거의 정상화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쇼핑상가와 식당들은 붐비고, 호텔에서는 연일 송년 모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2주전 추수감사절 연휴기간 동안 5,300만 여명이 여행한 덕분에 지금 미국에서는 코로나 확진자와 입원환자, 사망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12월8일 현재 확진자 수는 두 달 만에 27% 많아진 하루 평균 12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13% 증가해 일일 1,298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상륙은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2년 가까이 지속된 팬데믹으로 다들 지쳐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주사를 기피하는 사람들 때문에 집단면역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돌파감염이 늘어나고 있고, 부스터샷까지 맞아야 한다. 오랫동안 상황이 고착되자 방역은 차츰 느슨해지고 있다.
명절은 온 가족이 만남과 사랑을 나누는 계절이다. 연말에는 많은 모임과 행사의 참석도 불가피하다. 오래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 안부를 나누고 더 나은 새해를 다짐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하지만 들뜨고 흥분된 이 시기에도 델타 변이는 계속 기승을 부리며 확산되고 있다. 작은 부주의나 방심은 금물이다.
세밑은 분주하기보다 반추하고, 밖으로 나돌기보다는 내면을 정리하고 결산하는 시기이다. 초유의 코로나 팬데믹 속에 힘들게 지내온 또 한 해를 되돌아보고, 그동안 잘 버텨온 자신과 가족을 축하하고 격려하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해맞이 준비를 한다면 어느 해보다 뜻 깊은 연말연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용히 쉬면서 힘들었던 한 해와 많은 것이 달라진 환경을 돌아보고 자신을 성찰하며 보내는 이어엔드로 삼으면 좋겠다. 또 한번의 코로나 대유행을 막으려면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서둘러 부스터샷을 맞고 서로 가장 조심하는 연말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