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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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생각- 찬란한 대자연의 예찬

2021-11-26 (금) 노재화/ 전 성결대 학장·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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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는 단풍전선이 이 대륙의 북부로부터 남부로 내려오면서 낙엽은 떨어지고 앙상한 나무와 수십년 된 고목들이 쓰러져 있는 모습이 을씨년스럽기는 하기만, 또한 긴 겨울을 지나 새봄을 기약이라도 한 듯 그 자태는 늠늠하다. 그러나 이 땅의 4계는 철따라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며 아름답고 찬란하고 경이롭기까지 하여 대자연의 예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베어마운틴, 캣츠킬 주위 등의 정기 산행과 내셔널 팍인 뉴햄프셔주의 와잇마운틴,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 사이에 낀 레이크 타오와 탈락산, 메인주의 아카디아, 그리고 테네시주의 그레잇스모키마운틴과 클링만스 돔에서 6개주가 내려다 보이는 아팔라치안 산맥 주위의 대자연은 정말 말로 표현 할 수는 일대 장관이며 신비로움의 극치였다. 동행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신대륙은 우주 주관자에게 받은 축복의 땅이라고 말한다. 동행인이 그 실마리 중에 하나인 인디언 시애틀 추장의 간절한 애원과 시애틀이란 지명의 유래에 대하여 귀띔을 하였다.

지금부터도 170여년전 이 땅에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은 기울어져가는 신대륙의 운명 속에서 자기들 생명과 같은 이 땅을 미합중국 정부에게 거의 싼 값으로 팔거나 소유권을 넘겨야 하는 애절한 운명에 다다르게 되었다. 이러는 가운데에 1854-5년경 위싱턴 주에 있는 드와미시 부족의 인디언 추장 시애틀은 14대 미합중국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이 이 땅을 사고 싶다는 소식을 듣고 대통령에게 보낸 스콰미쉬족 방언으로 된 수락연설을 하였다. 내용인 즉, “대통령의 제안을 고려하지 않으면 백인들이 총을 들고 우리 땅을 차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내심 두려움과 이 땅을 넘겨야 하는 애절한 심정이다. 신성한 이 땅의 따뜻함인 하늘을 어떻게 사거나 팔 수 있느냐, 우리는 공기의 신선함이나 물의 반짝임을 소유하지 않는다. 이 자연은 매매의 대상이 아니다. 빛나는 모든 솔잎, 모래사장, 어두운 숲의 모든 안개, 개간지, 윙윙거리는 곤충까지도 우리 민족의 기억과 경험에서 오는 신성함에 있다. 백인 당신들은 이해 못한다....중략... 우리가 이 땅을 당신에게 판다면 주관자가 우리를 사랑하는 것 처럼 이 땅을 사랑하고 돌보십시요...하략...이라고 간절히 호소했던 것이다.


여기에 감동한 피어스 대통령은 이 땅을 사랑하는 추장의 마음을 헤아리고 워싱턴 주의 지역을 시애틀이라고 추장의 이름을 따서 지명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이 감동적인 스토리와 더불어 주인이 된 일부 백인 선각자들이 서약대로 넘겨 받은 이 땅을 국립공원으로 속속들이 지정하고, 보존 관리하여 왔던 것이다.

한 예로 신대륙 최대 공원의 옐로스톤의 초대 원장이었다는 나다니엘 랭포드 같은 사람들의 노력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오늘날까지도 공원 안의 모든 생명체이건 돌맹이 하나까지도 자기 마음대로 옮길 수 없는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어 왔다. 이 고문서는 미국독립 120년 기념으로 1974년 세상에 공개되었다. 시애틀 추장의 수락연설문은 인디언과 신대륙사에 중요한 문서이요 역사적 사실로서 필자의 깊은 흥미를 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지구와 자연은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 빌려쓰는 것이다”라는 인디언 속담처럼 자연이 주는 그 혜택을 이 땅에 살았던, 살고 있는, 살아야 할 모두에게 돌아간다는 자연순환과 겸손과 배려도 배워야 한다. 신과 인간, 자연을 우주 영혼의 공유자로 보며 통일적 존재를 강조했던 초월주의 대표자 작가 소로(Henry D, Thoreau,1817-1862)가 자연과 깊이 교감하고 깨달음을 그의 작품 (월든, Walden, 1847)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자연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며 인간은 역시 자연의 일부임을 산행에서 깨닫게 되었다.

필자의 소박한 버킷리스트도 생전에 전미 50개주의 내셔널 팍을 순회 트레일하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의 공존하는 역시적 연결고리를 찾아가 그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예찬하고 지켜 주는 것이다.

<노재화/ 전 성결대 학장·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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