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이 지나고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12월 크리스마스, 줄줄이 비즈니스 대목이 다가온다. 미국의 10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7% 증가하며 미국내 소비가 활발하게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임금 인상, 노동력 부족,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식료품, 생활필수품, 가전제품, 소비재 가격이 모두 올랐다. 물류 대란에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물가상승에 부채질을 했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연말 소비 심리가 강해져서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연말연시가 소비에 기록적인 시즌이 될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소득 양극화가 소비 양극화를 불러왔다고 한다. 극상류층은 부동산이 오르고 주식이 오르면서 재산이 늘었다. 이들은 자가용 비행기를 사용하거나 헬리콥트 렌트 수요가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안전지대인 교외에 세컨 하우스를 샀다. 명품으로 치장하며 가구에 와인까지 최고급으로 씀씀이가 커졌다. 최근, 부동산기업 레드핀도 세컨 주택 수요가 팬데믹 기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고소득층의 고급 소비패턴이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중산층에도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
요즘 뉴욕 근교 우드버리 아웃렛 몰에 가면 중저가 샵은 한산하지만 구찌, 몽클레어, 조지오 아르마니, 입센 로랑 등 명품샵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경기부양지원금, 연방 및 주실업수당, 추가실업수당, 급여보호프로그램 등을 받아온 이들은 백신이 보급되면서 오랜만에 외출 하여 소비 욕구를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저소득층 일부는 직장을 잃고 올라도 너무 오른 식품비에 집 렌트 내기가 부담스러워 긴축재정을 하고 있다.
그래도 상류층들은 저축하지 말고 돈을 써야 한다. 이들이 세컨 하우스를 사면 부동산업자와 건축 및 실내 수리업자가 돈을 벌고 이는 자녀교육비, 식품구입비, 식당 웨이트리스 팁 등으로 소비형태가 달라지면서 경제가 돌아간다. 소비를 해야 비즈니스가 산다. 소비자 지출이 미국 경제를 이끈다.
물론 지금, 1929년 세계대공황 시절,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John Maynard Keynes, 1883~1946)가 생산량 과잉 상태에 내놓은 ‘소비가 미덕’ 이라는 경제이론이 받아들여지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케인스는 각국은 대공황 탈출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야 하며 저축보다는 소비에 힘써 나라의 경제를 구조해야 미덕이 된다고 했다. 이는 선진국 이야기이고 자본 축적이 없는 개발도상국에는 해당되지 않았었다.
정부가 공공투자를 늘여 수요를 창출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케인스의 경제이론은 1970년대 오일 쇼크가 오자 빛이 바래버렸다. 케인스가 살아있다면 아마도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미 정부가 실시한 돈풀기 정책 등으로 과도한 정부 부채를 걱정하지 않을까.
춘추시대 제나라 재상 관중은 ‘국민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고, 국민이 싫은 것은 하지 않으며, 국민이 욕망하는 것을 최대한 만족시켜주는 정책‘이 최상의 경제정책이라고 했다. 시대 상황에 따라 채택되는 경제 이론도 달라져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는 고소득층의 소비와 중·저소득층의 소비가 모두 경제 회복에 청신호가 된다. 중산층 재건이나 부유층 세율인상은 정부가 할 경제정책 중 하나이겠지만 우리는 지금 필요한 물품을 적절하게 구입하는, 적당한 소비가 필요하다.
마스크 열심히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뮤지엄과 극장에 가고 가족 외식이나 친구를 만나러 식당에도 가자. 더 가지고 싶은 욕망을 누른 적당한 소비 의식은 팬데믹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한 몫 한다.
요즘, 비즈니스 대목을 맞아 로칼 한인업소마다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전제품판매업계, 침구 및 의류잡화가게, 건강제품 및 화장품업계 등이 파격적 할인가에 리베이트와 보너스를 주고 있다. 로칼 한인경제를 살리자면 활발한 소비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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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