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가주교육부(CDE)가 주내 공립학교에 적용할 새로운 수학교육 프레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한인학생 및 부모들에게는 안좋은 소식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수학적 재능이나 레벨과는 상관없이 10학년까지 모든 학생들이 똑같은 수학 클래스를 듣게 하고, 11학년부터 각자의 수준에 따라 고급클래스를 듣게 하는 것이 새 플랜의 핵심이다. 일종의 수학교육 ‘하향평준화’인 셈이다.
새로운 수학 가이드라인을 지지하는 세력은 이것을 ‘디트래킹’(de-tracking)이라고 부른다.
이런 형태가 수업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며, 특히 낮은 레벨의 수학 수업을 들어야만 했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미국 내 모든 지역에서 고급 수학 클래스를 듣는 아시안*백인학생 비율이 흑인 및 라티노 학생보다 훨씬 높다.
가주정부의 공립학교 수학교육 하향평준화 플랜이 알려지자 학업 성취도가 뛰어난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최근 열린 한 주민 공청회에서 한 여성은 수학교육에 대한 주정부의 움직임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새로운 교육제도가 학업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의 발을 묶어놓을 것이고, 대신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의 발전만 도모한다는 것이다. “정말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끌어내리지 말라”고 이 학부모는 외쳤다.
‘학교들이 어떻게 유색인종 학생들을 위해 더 공정한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한편 이런 변화가 현재의 시스템에서 혜택을 받는 다른 학생들을 위축시키지는 않을지’ 다루게 되면서 이 이슈는 전국적인 논쟁의 또 다른 챕터가 됐다.
디트래킹 방식에는 두 가지 접근법이 있다.
첫째는 모든 학생들에게 아너 수준의 고급 클래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둘째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 진도를 느리게 하는 ‘슬로우 모션’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지지자들은 학업능력이 뛰어난 학생들도 천천히 배우면 혜택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수학의 컨셉을 완전하게 이해함으로써 탄탄한 기초를 닦게 되고, 이것은 나중에 수준 높은 배움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가주 정부의 틀은 두 번째 접근법을 사용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로운 수학교육 방식이 현실화되더라도 모든 교육구와 학교들이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아닌 ‘권고사항’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강도 높은 반대의견 속에 현재의 트래킹 시스템이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향평준화가 권고사항이 되더라도 많은 교육구와 학교들은 이를 의무사항으로 인식하고, 시행할 것으로 예상돼 앞서가는 트랙에 속한 자녀를 둔 많은 학부모 및 영재교육 종사자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틀을 제안한 스탠포드 교육대학원의 조 볼러 교수에 따르면 현행 트래킹 제도는 인종적 불평등을 낳고 있다. 볼러 교수는 “성과에 있어서 인종적 분열을 가진 나라를 우리는 원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다른 모델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모두가 똑같은 수업을 받으면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은 도전하지 않을 것이고, 교사들에게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걱정한다.
연방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2014 학년도에 흑인 학생들이 전체 공립학교 재학생의 15%를 차지했으나, 이중 10%만 ‘영재’(gifted) 판정을 받았다. 고등학교 수학 중 가장 높은 과목인 미적분(Calculus)을 듣는 학생 중 흑인은 7%에 불과했다.
라티노 학생들도 비슷한 경우로, 수준 높은 수학 수업을 듣는 비율이 매우 낮다.
이에 비해 백인과 아시안 학생들은 아너, AP 등 수준 높은 수학클래스를 점하는 비율이 높았고, 영재 판정을 받는 학생 비율도 인구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주정부 제안한 방식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 진도를 느리게 할 것을 권한다.
지지자들은 빨리 미적분에 도달하기 위해 학생들이 수학 레벨을 올리려고 과외, 학원 등 과열 경쟁을 한다고 지적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수학의 근간이 되는 ‘빅 아이디어’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레슨 속도를 늦추면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 뿐만 아니라, 탑 그룹 학생들도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그들은 설명한다.
12학년 때 미적분을 듣기 원하는 학생들은 새로운 프레임이 제공하는 과정만 차근차근 밟아도 원하는 대로 시니어 때 미적분을 들을 수 있다.
최근 열린 공청회에서 한 학부모는 ‘패스트트랙’ 옵션이 있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했다. 일각에서는 패스트트랙을 없애면 사립학교 학비를 감당할 수 있는 학생들이 대거 공립학교를 떠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어떤 사람은 영재 학생은 더 도전적인 수업이 필요한데, 높은 수준과 낮은 수준의 학생이 섞여 있는 수업에서는 이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가주 정부는 주 전역에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후 내년 봄이나 여름 새로운 수학교육 프레임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인 수학교육 틀이 어떻게 짜여질지 아무도 모른다.
한인 커뮤니티도 관심을 갖고 새 프레임을 짜는 과정을 지켜봐야 하며, 가능하면 주 교육부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은 우리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기에 뒷짐지고 있을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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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