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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의장 차지해 입법활동 주도권 ‘다수당’ 이번에 누가 될까

2021-10-28 (목)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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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하원 선거판도

하원의장 차지해 입법활동 주도권 ‘다수당’ 이번에 누가 될까

2020년 1월8일 첫 여성 하원의장 필러-콘 의원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버지니아 주 의회는 연방의회와 마찬가지로 상원과 하원으로 구성된다. 주 상원의원 40명의 임기는 4년, 주 하원의원 100명의 임기는 2년이다. 올해는 2년마다 실시되는 주 하원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주 의회는 과반이 넘는 의석을 차지한 다수당이 입법 활동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 상원의장은 부지사가 맡지만 하원의장은 다수당이 차지한다. 지난 2019년 선거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은 버지니아 최초의 여성 하원 의장(아일린 필러-콘)을 배출했다. 지난 30년간 하원 구도<표 참조>를 살펴보면 1991년부터 1997년까지 4번의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8년간 다수당을 차지했으나 1999년 선거에서 패하면서 이후 20년 동안 공화당이 장기집권했다. 그리고 민주당은 지난 2019년 선거에서 마침내 주 하원을 탈환해 주지사, 부지사, 주 법무장관과 주 상·하원을 모두 ‘블루’(민주당)로 물들였다.
하원의장 차지해 입법활동 주도권 ‘다수당’ 이번에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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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빼앗겼던 10곳 탈환” …민주 “4곳 새로 승리”

▲ ‘견제와 균형’ 작동되나
버지니아는 견제와 균형(check & balance)을 강조하는 전형적인 ‘스윙 스테이트’였다. 그간 주지사가 민주당이면 주 의회는 공화당에 힘을 실어주어 권력을 견제하면서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버지니아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이었다.
그러나 반(反)트럼프 정서가 확산되면서 민주당은 결집의 계기를 마련한 반면 공화당은 극우와 중도의 갈등으로 내분을 겪었다. 이는 2019년 선거에서 버지니아를 민주당에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전통적인 견제와 균형도 무너졌다.
주 정부와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은 그간 공화당 의회에 발목이 잡혔던 법안들을 추진하며 총기규제를 비롯해 마리화나 합법화, 최저임금 인상, 경찰개혁 등 진보적인 법안을 통과시켰다.


주 하원 마크 김 의원은 “지난 선거의 승리는 민주당이 잘 해서가 아니라 트럼프가 싫어서 어부지리로 얻은 기회였다”며 “그럴수록 겸손하게 지역사회 현안에 집중해야 했지만 오히려 정쟁에 휘말려 갈등을 조장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버지니아 주 의회에서는 연방의회와 마찬가지로 초당적 입법활동이 사라졌다.
지난해 대선 이후 미국은 트럼프 진영과 반-트럼프 진영으로 양분됐다. 버지니아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두드러진 가운데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반-트럼프 진영의 결집을 강조하며 선거를 치르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아웃사이더’ 후보를 내세워 중도층 포섭에 나섰다. 기존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공화당의 변화에 주목하게 되면서 주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불과 2년 만에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장악한 버지니아 의회에 대한 평가이자 내년 중간선거의 전초전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버지니아가 계속해서 블루(민주당)를 유지할지 아니면 다시 레드(공화당)로 바뀌게 될지,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민주 55·공화 45 구도 변화 관심
버지니아 주 하원은 현재 민주당 55명, 공화당 45명으로 그 차이는 불과 5명이다. 민주당은 최대한 의석수를 지키기 위해, 공화당은 지난 선거에서 빼앗긴 6석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화당은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에 빼앗긴 10개 지역구에 집중하고 있다. 불과 0.1% 차이로 승패가 갈렸던 83지구(노폭/VA비치)에서는 민주당 낸시 가이 의원과 공화당 팀 앤더슨 후보가 맞붙는다.

이밖에도 75지구(2%), 85지구(3%), 28지구(4%), 73지구(4.5%), 10지구(4.6%), 40지구(4.8%) 등이 경합지역이다. 12지구(7%), 21지구(9%), 63지구(11%)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패했던 만큼 이들 지역에서 절반만 뺏어 와도 공화당은 다시 하원 다수당이 된다.
특히 한인 해롤드 변 후보가 출마한 40지구(센터빌)는 북버지니아에서 유일하게 공화당이 기대하는 지역으로 지난 선거에서 불과 1,456표 차이로 승패가 갈렸던 만큼 이 지역 한인유권자 3천명의 선택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4개의 공화당 지역구를 노리고 있다. 0.6% 차이로 승패가 갈렸던 27지구(체스터필드)에서 공화당 록샌 로빈슨 의원과 민주당 데브라 가드너 후보가 경쟁한다. 이밖에도 84지구(2.4%), 100지구(3.8%), 66지구(4.6%) 등이 경합지역이다. 민주당 경합지역이 10곳인데 비해 공화당 경합지역은 4곳에 불과해 민주당이 더욱 힘든 선거를 치르게 될 전망이다.

▲ 북버지니아 지역 선거구
버지니아 전체적으로는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양분됐으나 북버지니아에서는 민주당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35지구(비엔나) 마크 김, 37지구(페어팩스) 데이빗 블로바, 53지구(폴스처치) 마커스 사이먼, 39지구(애난데일) 비비안 와츠, 38지구(폴스처치) 케이 코리, 41지구(스프링필드) 아일린 필러-콘, 34지구(맥클린) 캐스린 머피, 36지구(레스톤) 켄 플럼 의원 등 모두 민주당 의원들의 재선이 유력하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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