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4월 19일 발생한 것으로 '센트럴팍 파이브(Central Park Five)'사건이 있다. 예일대 대학원을 졸업한 여성 금융인 트리샤 마일리(28)가 심야에 맨하탄 센트럴팍에서 운동하던 중 당한 사건이다. 조깅을 하던 이 여성이 괴한들에게 무차별 폭행 및 강간을 당한 후 혼수상태로 버려진 채 발견되었다.
처참한 상태로 발견된 그녀는 12일만에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그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증을 앓게 되었다. 사건 당시 경찰은 센트럴팍를 배회하던 흑인과 히스패닉계 등 10대 5명을 체포했다. 그들은 경찰에 의해 무차별 협박과 폭행을 당한 후 마지못해 범행을 자백하고 곧 재판에 넘겨졌다.
결정적 증거는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들은 각각 8~12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건은 살인, 강간 혐의로 33년형을 받고 복역중이던 한 수감자가 2002년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을 하면서 그 진위가 풀리게 되었다.
일치한 DNA 검사 결과와 진범의 자백으로 이 사건은 13년만인 2014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당사자들이 추가 소송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뉴욕시가 4,100만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사건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는 한 무고한 생명이 폭행을 당하면서 죽음에까지 이르고, 그로 인해 죄 없는 시민들까지 얼마나 큰 고통을 당했는지 인식하기 위해서다.
미 전역에서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차별 및 인종증오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LA에서는 지난해 아시안 혐오범죄가 76% 늘어났다고 한다. 뉴욕에서는 하다못해 코로나19에 대해서도 유색인들이 인종차별을 심각하게 받고 있다며, 이를 ‘공중보건의 위기(Public health crisis)'로 규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반인종차별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결의안까지 채택했다.
미국은 다양한 인종이 살다 보니 인종 차별과 타인종을 증오하는 범죄가 일상의 일부가 돼버렸다.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도처에서 벌어지지만, 미국속의 인종범죄는 여전히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 흑인 여성들이 텍사스주 휴스턴 한인 뷰티서플라이 업소에서 인종차별 욕설을 하며 기물파손 난동을 부리면서 한인 여성 업주의 코뼈를 부러뜨린 사건이 있었다. 맨하탄에서도 아시안 여성이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나가던 흑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 맨하탄의 한 유명 레스토랑에서 한국계 여성 종업원이 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그런데도 기소된 흑인 피고인들이 오히려 무죄를 주장했다고 한다. 폭행을 당하고도 가해자로 몰리는 등, 참 어이없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뉴욕주 사라토가 스프링스에서 시장에 출마한 한인 후보가 인종차별적 공격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는 이런 사건의 향방에 주목해야 한다. BLM(Black Lives Matter)이라는 흑인우월주의나 다름없는 사회현상이 미국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흑인들이 난동을 부려도 별 문제가 되지 않고, 가벼운 처벌로만 끝나는 사회가 도래하고 있다고 할까? 흑인 뉴욕시장이 당선되면 그런 현상은 더더욱 피부로 와 닿을 것이다. 왜 피부 색깔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일까. 황색인의 목숨도 중요하다 외친다면 과연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물론 아직은 황색인종의 생명도 중요하다든가 하고 외치는 사람은 없다.
만일 생면부지의 타인종과 눈이 마주칠 때 'Go back to your country' 라는 말을 듣는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이는 얼마 전 한 한인 부부가 실제로 당한 '인종 증오' 현상이다. 그렇다 보니 미국에 사는 한인들은 불안하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아무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온전히 자기 몫으로 돌아온다. 피부색으로 인해 욕먹고, 폭행당하고 모멸감을 겪어야 하는 현실. 한인들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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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