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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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 행복한 가정

2021-10-26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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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 행복의 요람이다. 부부의 관계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형제 사이에서 행복이 온다.개인의 수양에서 혹은 지식이나 신앙에서 얻는 기쁨은 행복이라 하지 않고 만족이라고 한다. 행복을 가정 밖에서 찾는 사람은 곁길로 들어섰다.

가정이란 어떤 곳인가? “세상 근심은 밖으로 문잠그고 평화와 위로는 안으로 잠긴 곳/ 실수와 허물은 가려지고 사랑과 만족이 꽃피는 곳/ 아빠에겐 천국 엄마에겐 온 세상/ 아이들에겐 꿈의 낙원이 되는 그런 곳이 가정이다/ 그대가 최고로 대접받을 수 있고/ 그대를 정말 알아주고 용서하는 곳/ 지친 몸이 돌아가 쉼을 얻고 피곤한 영혼이 찾아갈 수 있는 그런 곳이 가정이다./ 거실 침실 부엌이 있는 장소가 가정이 아니라/ 도울 사람이 대기하고 숨통이 트이고/ 내일을 위한 에너지가 비축되는 그런 곳이 가장이다.”

예수는 탕자의 비유를 통하여 가정의 행복을 설명하였다. 둘째 아들이 불효자여서 자기가 생각하는 행복을 위하여 집을 떠난다. 아버지의 유산을 미리 받아 가지고 집을 떠나 허랑방탕한 생활로 팅진하고 빈 털털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아버지는 불효한 자식을 날마다 기다리고 있다가 나쁜 녀석이지만 아버지의 사랑은 변치않았다. 그를 환영하여 온 동네를 초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일에서 돌아와 이런 장면을 본 큰 아들이 불평하였으나 아버지는 “네 동생이 죽었다가 살아온 것이나 다름이 없지 않느냐 용서하고 환영하자”고 말한다. 예수가 생각한 가정의 행복은 사랑과 용서가 있는 곳, 그런 곳이 곧 천국임을 설명하신 것이다.

나는 신학생 시절 빈민촌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살며 전도하는 이연호 목사의 교회에 가서 어린이 지도를 맡아 일하였다. 그 부인은 의사이나 개업하지 않고 빈민촌 사람들의 환자를 돌본다. 구걸한 약과 주사로 무료 치료하고 중환자는 병원에 데리고 간다. 이름도 밝히지 않는 그들의 봉사를 보고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진짜 크리스천의 모습을 그들에게서 본 것이다.

내가 존경하는 인물은 일본인 가가와 도요히꼬 씨이다. 그는 동경 시나가와 빈민굴에 살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정부에 구호를 호소하고 음식과 약품을 구걸하여 평생을 그들의 친구가 되었다.

미국 태평양 사령관 맥아더장군이 일본에 상륙하기 전에 일본인 한 명을 불러 만났는데 그 사람이 바로 가가와씨였다. “내가 일본을 어떻게 통치하면 좋겠소”하는 질문을 받고 가가와 씨는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죄인이나 일본인 역시 하나님의 자녀이니 사랑으로 통치해달라고 부탁하여 맥아더 장군을 감동시켰다고 한다. 가정도 국가도 사랑으로 다스려야 한다.

천국의 밥숟가락은 아주 길다는 농담이 있다. 내 밥을 내 입으로 나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밥을 먹여주기 때문에 숟가락이 길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내 편끼리 내 사람끼리 하는 끼리끼리 병을 없애야 한다. 한국인의 끼리끼리병은 지나친 동향(同鄕) 정신을 낳아 동향 사람끼리 뭉치고 타향 사람을 멀리 하는 경향도 생겼다. 작은 나라에서 향토를 찾는 것은 어리석다.

대원군은 조선 팔도의 특징까지 말하였으나 그런 구별은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용납되지 않는다. 사투리가 달라도 내 민족, 약간의 언어에 차이가 있어도 내 동포이다. 한국의 크기는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있는 카리브해와 비슷하다고 한다.

그런 작은 나라에서 고향을 찾는 것은 어리석다. 제주도로부터 함경도까지가 모두 나의 이웃이다. 한국인의 애국애족이란 삼천리 강산을 모두 나의 이웃으로 삼는 것이다. 불행히게도 작은 나라가 절반으로 갈렸으나 여전히 하나의 민족으로 보는 것이 통일의 기본 정신이다.

필자는 어린 시절을 행복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을 늘 감사하고 있다. 6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났다. 식사는 아버지와 겸상을 하고 자기는 누님과 함께 자고 어머니가 교회에 나가기 시작하여 어려서부터 주일학교에 다녔다. 가정의 행복이 곧 인생의 행복이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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