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중독의 치료는 빠를 수록 좋다

2021-09-10 (금) 김광석 한미헤리티지소사이어티회장
크게 작게
사회의 어두운 면은 늘 존재하고, 한인사회에도 중독으로 인한 문제점들이 많이 있다. 속칭 4대중독 즉,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 중독으로 인한 폐해는 중독자뿐 아니라 가족, 그리고 사회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폭행, 강도, 강간살인과 같은 강력범죄의 경우 약 30%이상이 음주상태에서 범죄행위가 발생하고, 마약중독자 중 41%가 자살을 생각하고, 도박중독과 관련된 금전불법행위, 자살 등도 문제가 되며, 인터넷 중독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하여 살인, 금품갈취, 폭력 등 묻지마 범죄를 유발하기도 한다.

한인사회 내 중독 문제점은 코비드 이전에도 있었지만 코비드 기간 동안 알코올 중독과 인터넷 중독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의 통계는 2019년과 2020년 사이 성인들의 음주가 14% 증가했고, 특히 여성 음주는 41% 증가한 것을 보여주고 있고, 한국에서도 코비드 기간 동안 술 소비량이 22%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코비드 동안 사회적인 음주는 매우 제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술 소비량이 늘어난 것은 혼자 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증가한 것이고 마시는 량도 증가한 것을 말하고 있다. 인터넷 중독 또한 코비드 동안 대폭증가 하는데, 미국의 경우 인터넷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58%가 어느 정도 중독성을 보이고 13%가 심각한 중독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코비드는 중독을 부추기는 상황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별한 환경적인 조건 외에도 중독을 유발하는 원인들이 있다. 첫째, 개인적인 선택과 특성이다. 사람에 따라 마약에 대한 반응이 다를 수 있는데, 최적의 반응을 보이는 특성을 지닌 사람들은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둘째는 가족 중에 중독자가 있었다면 학습될 수도 있다는 것, 셋째는 동료집단으로부터의 권고 또는 압력, 넷째는 정신건강과 관계되는 우울증, 염려 등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시작한 약물이나 음주가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다섯째 마약을 경험하는 나이가 어릴수록 중독성이 높아진다는 것. 그리고 특정 물질은 중독성이 강해서 중독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스스로 중독임을 인식하며 자력으로 치유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개는 상담 및 치유 프로그램을 통하여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택한다. 범이론적 모형(Transtheoretical Model)에 의하면, 초기단계에서는 끝없이 이유를 제시하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방어하는데 이 단계가 지나면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치유에 대한 관심과 중독으로부터 벗어났을 때에 장점들을 인지하게 되고, 그 다음 단계로 약물이나 중독행위 없이 하루나 이틀을 지내고 생활 패턴의 변화를 시도한다. 허지만 이 단계에서도 다시 약물이나 행위로 돌아갈 수 있는데, 실망하지 않고 1단계부터 다시 시작한다.

그 다음 단계로 회복의 의지를 좀 더 장기화하여 약물 없이 오래 버티고 생활의 패턴을 바꾸는 것(Action Stage), 이러한 노력이 지속되며 약물 사용 욕구를 근절시키는 단계(Maintenance Stage)를 거쳐 6개월에서 5년의 시간을 두고 근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근절되었다고 해도 삶의 전체적인 균형을 위해 애프터케어가 병용되고 있다. 중독의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김광석 한미헤리티지소사이어티회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