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센서스 국이 발표한 두 번째 ‘2020 센서스 보고서’는 미국인구의 인종 구성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큰 변화는 1790년 인구조사 이래 처음으로 백인인구가 60% 아래로(57.8%) 떨어진 것이다. 이는 백인 젊은 세대의 출산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감소한 때문인데, 2045년에는 백인인구가 50% 밑으로 내려가 더 이상 ‘머저리티’ 지위를 갖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두 번째 놀라운 변화는 아시안 인구가 10년 동안 36%나 늘어 인종별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인구는 총 2,400만 여명으로, 전체의 7.2%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히스패닉 인구도 23% 증가했고 흑인도 11.7% 늘어나 결과적으로 현재 미국인의 5분의 2가, 18세 이하 연령층에서는 절반 이상이 비백인 유색인종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인종 간 결혼이 많아지면서 자신을 두개 이상 인종의 혼혈이라고 답한 사람이 2010년 900만명에서 2020년 3,380만명으로 무려 276%나 급증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미국의 얼굴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다양한 색깔과 모습으로 바뀌어갈 것이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2015년과 2060년 사이에 히스패닉과 아시안 인구는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인종 간 결혼 역시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러니 언젠가는 미국에서 더 이상 인종의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인종차별도 사라지는 날이 오지 않을지, 기대해봄직도 하다.
이 가운데 미주한인은 150만여 명으로 20개 아시아계 민족 중에서 중국계, 인도계, 필리핀계, 베트남계에 이어 인구수가 5번째로 많다. 그러나 가구당 중간소득(7만4,323달러)은 10번째로, 인구수에 비해 경제와 재정 상태가 양호한 편은 아니다. 2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 가구(13%)에 비해 4만 달러 이하 저소득가구 비율(32%)이 높아 소득편차가 크다는 점도 한인사회가 안고 있는 불균형이다.
이런 모든 상황을 아우른 2020년 현재, 우리는 각자 미합중국을 이루는 3억3,144만9,281명 중의 한 명이다. 다시 한 번 주인의식을 고취하고, 결국은 숫자가 힘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