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태극기로 뒤덮인 온 천지가 대한독립만세로 가득 찼다. 내나이 7살때이다. 우리집 맞은편에 극장이 있었고 광장이 넓었다. 다음날 아침 광장에서 “ 죽여라 “ 하는 아우성이 들린다. 어디서 끌려 왔는지 일본사람, 조선사람 몇 명이 광장 한복판에 묶여있다.
건너편 일본집 유치원 친구 아버지도 묶여 있었다. 그 집 삽살개 이름이 호시 였다는 기억이 새롭게 떠오른다. 그날 이후 친구와 호시라는 개는 영영 볼 수 없었다.
두세 달이 지났을까, 아침에 눈을 뜨니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는 거의 매일아침 내 머리맡에 컵케익을 놓아두셨다. 컵케익이라 불렀던 머핀도 보이지 않았다.
새벽에 집을 떠난 것이다. 한달 후에는 온 가족이 떠나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새벽에 오셔서 짐을 챙겨 주셨다. 어머니, 누나, 내가 트럭에 탔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가 트럭을 붙잡고 우시던 모습, 지금도 목이 메인다.
내가 태어난 곳, 평북 운산 북진 진동 극장 건너편 소남회관 양식집, 그 겨울에 영영 고향집을 떠나게 되었다. 평양 이모집을 거쳐 안내자를 따라 해주까지 삼팔선을 넘었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아버지가 우리들을 찾고 있었다. 반년만에 만나는 아버지였다.
해방된 지 74년, 고향집이 가끔 꿈에 떠오른다. 꿈에 보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항상 울고 계시는 모습이다. 지금, 나의 부모님도 돌아가셨으니 조부모님도 물론 돌아가셨을 거다. 유난히 막내인 나를 사랑해 주셨던 할머니가 너무 그립다. 해방된 지 76년 아직도 우리는 총칼을 겨누고 있지않은가.
이것이 조국광복이 가져다 준 선물인가, 북쪽은 공산당, 남쪽은 자유 민주주의, 두 이념이 대결하여 얻은 것이 무엇인가, 70년 이상 보았다. 경험했다. 통일은커녕 3.8선의 장벽은 더 높아가고 있지 않은가. 이것이 해방이란 말이냐.
본인은 조용히 조국통일, 진정한 광복의 방법과 길을 제시한다. 이제라도 진정한 독립의 기초를 다시 다져야 한다. 길은 멀고 앞길이 막막해도 진정한 독립의 길을 향하여 가야 한다. 우리 민족혼을 감히 제시한다. 그것은 애국가의 가사와 태극기 속에 존재하고 있다.
가사를 보라.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 가사의 첫머리에서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루어진 땅과 그 땅에 생존하고 있는 백성들을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간단한 잘 표현하고 있다. 애국가의 4절은 사계절을 나타낸 것이다.
1절이 봄으로 하느님 사랑, 2절은 여름으로 불변을, 3절이 가을로 일편단심을, 4절이 겨울로 애국을 노래한다. 이 혼은 고구려의 기상, 백제 계백의 충절, 신라의 화랑도, 고려 18만대장경을 만든 은근과 끈기, 조선의 한글창제와 세종실록. 이순신의 백의 종군, 유관순의 애국혼에 명백히 흐르고 있음을 본다. 역사에 숨겨진 보물이다. 어머니들이 민족혼을 자녀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태극기이다. 음과 양이 공존하며 하나를 이룩하는 혼이다. 중요한 것은 원이다. 원 속에 음과 양이 존재하는 원리가 중요하다. 하나 된 원 속에 음과 양이 존재한다. 괘는 36개를 축소한것이다. 우주삼라만상에 인류가 더불어 살아가는 원리를 말하는 것이다. 세계평화가 내재하고 있다.
태극기 속에는 네편 내편이 없다. 좌우도 없다. 보수와 진보도 없다. 오로지 하나다.
동포여 특히 정치인들이여, 사회주의, 공산당,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배우기 전에 먼저 애국가와 태극기속에 민족혼을 배우라, 가져라. 이것이 행동하는 애국의 첫 번째 과제다. 밖으로부터 얻은 해방, 외부로부터 들어온 이념 속에 살아온 민족의 비극을 직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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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우/뉴욕한인교회 은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