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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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칼럼- ‘교환의 힘’

2021-08-09 (월) 김창만/목사·AG 뉴욕 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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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인도에서 아주 특별한 도전을 만났다. 영어는 처음으로 자신의 제국보다 훨씬 더 거대한 언어 제국을 만났다. 인도는 강렬하면서도 정교한 문명의 나라였고 동시에 200가지 언어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 중에 산트그리트어, 힌디어, 뱅골어, 그자라트어, 편자브어, 카슈미르어 등 오래되고 이미 안정되어 있는 언어들을 포용하고 있었다.

영어를 말하는 사람이 인도에 들어온 때는 알프레드 대왕 시절에 사신을 보냈던 882년으로 알려졌다. 이 이후로 인도와 영국의 교역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교역을 통하여 인도에 상륙한 영어는 다양한 아시아 언어의 단어를 흡수했다.

한편 인도는 자신의 언어 중 하나로 영어의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지금 인도의 인구 중 3억 명이 영어로 신문과 책을 읽는다. 문학 작품을 쓰고 과학 논문을 발표한다. 인도는 영어를 통하여 세계 선진국의 지위를 넘보고 있다.“ (멜빈 브래그의 ‘The Adventure of English’ 중에서)


자연 생태계에서 교환의 모범은 포도나무다. 포도나무의 삶은 온통 교환과 상호호혜의 정신으로 가득하다. 광합성((photosynthesis)작용을 통한 포도나무의 교환활동은 실로 감동적이고 산소와 포도당을 만드는 협업과정은 눈물겹다.

무더운 한여름 산비탈 언덕위로 홀로 선 포도나무는 목줄이 탈 정도로 목이 마르다. 자신뿐아니라 타자의 생존을 위해 포도당과 산소가 절대 필요하다. 포도나무 뿌리는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린다. 온 힘을 다해 암반수를 찾는다. 찾은 암반수를 힘을 다해 빨아들여 그 암반수를 엽록소가 밀집되어 있는 이파리로 보낸다.

뿌리로부터 수분을 공급받은 이파리는 대기 속에서 흡수한 이산화탄소와 햇볕을 결합하여 포도당과 산소를 만들어낸다. 만든 포도당을 자신의 몸 전체에 공급하고 나머지는 인류와 자연 생태계로 무상반출한다. 생존의 위기와 압력 속에서도 포도나무는 교환법칙을 활용하여 자신도 살리고 지구생태계를 살리는 봉사자가 된다. 교환의 기적이다.

디오클레티아누스 이후의 서로마제국은 집단 관료주의가 성행하여 기독교를 극도로 핍박했고 시장과 자유무역까지 통제했다. 그 결과 시장과 무역은 급속히 쇠퇴했고 도시가 서서히 사라 졌다.

한편, 간디의 강경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영어가 인도에서 사라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교환의 힘 때문이다. 인도에 상륙한 영어가 서로 주고받는 교환의 언어가 되자 영어는 돌연 세계 최고의 언어로 도약했다.

<김창만/목사·AG 뉴욕 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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