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지역에서 수년째 계속된 가뭄으로 캘리포니아 주의 물 부족 사태가 심각한 수위에 달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지난 달 가주 58개 카운티 중 50개 카운티에 가뭄비상령을 발동하고, 가주민들에게 15%의 자발적인 절수를 촉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발적이 아닌 강제 절수령을 몇 달 더 일찍 선포했어야 했다고 지적할 만큼 상태는 심각하다.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절수령은 처음이 아니다. 6년 전인 2015년, 가주사상 처음으로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25% 강제 절수령을 내렸고, 이로 인해 24.5%의 절수효과를 보았다. 이후 가주민들의 물 절약 습관은 어느 정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관계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폭염과 가뭄 등 기후변화가 갈수록 악화되는데다, 물로 싸워야하는 산불이 기승을 부리면서 갈증은 더 심화되고 있다. 올해 가주 지역 산불은 역사상 최고기록인 작년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중가주의 우물과 저수지는 거의 다 말라버렸고, 가주에 식수를 공급해주는 대형 호수들은 정상 수량의 30%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겨울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눈이 적게 내린데다 봄부터 찾아온 열돔 현상으로 저수지로 흘러드는 물의 상당량이 증발해버렸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캘리포니아의 가뭄은 앞으로도 시원하게 해결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4,000만 가주민 모두가 집에서, 사업장에서, 공공시설에서 자발적으로 수자원을 아끼지 않으면 항상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될 지도 모른다.
15% 절수는 일인당 하루 14갤런의 사용을 줄이는 일이다. 목욕할 때 욕조에 물을 절반만 받아도 12갤런을 절약할 수 있고, 샤워시간을 5분 이하로 줄이면 12.5갤런이 절약된다. 절수형 변기교체, 식기세척기 사용 줄이기, 양치질과 설거지 할 때 물을 계속 틀어놓지 않는 일 등 작은 생활습관부터 바꿔야한다.
이보다 훨씬 더 물이 많이 낭비되는 곳은 스프링클러를 돌려 사시사철 푸르게 가꾸는 잔디정원이다. 잔디를 가뭄을 잘 견디는 캘리포니아 자생식물 정원으로 바꾸는 것도 장기적으로 물을 절약하고 환경운동에 동참하는 일이다.
물을 물처럼 쓰던 시기는 이제 지나갔다. 강제단수나 물 배급시대를 맞고 싶지 않다면 물 절약 습관이 몸에 배도록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바꿔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