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소환여부를 묻는 특별선거가 오는 9월14일 치러진다. 소환운동은 역대 40명의 가주 주지사들이 거의 모두 겪었던 일이지만 실제 선거가 치러지고 퇴출된 일은 2003년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뿐이었다. 이번 주지사 소환선거는 가주 역사상 두 번째, 미국 전체에서는 네 번째이니만큼 전국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리콜 뉴섬’은 작년 2월 북가주의 한 경찰이 뉴섬의 불법이민자 정책에 불만을 품고 제기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소환 가능성도 희박했던 이 리콜 캠페인은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팬데믹 초기에 강력한 봉쇄조치로 경제계의 불만을 샀던 뉴섬은 11월 추수감사절 즈음 ‘내로남불’ 처신으로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했다. 자신이 내린 봉쇄령과 마스크착용 수칙을 어기고 최고급 식당에서 열린 측근의 생일파티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공화당과 보수단체들이 소환운동에 적극 뛰어들었다. 가주 주지사 자리를 공화당이 탈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쟁점을 키운 것이다. 뉴섬의 불법이민자 정책과 홈리스 문제, 팬데믹 대처, 총기 및 강력범죄 급증, 경찰지원 감축 등에 대한 공격이 이어져온 가운데 최근의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대확산이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가주에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다시 실내 마스크착용과 주 공무원 및 의료인들의 백신접종을 의무화한 것이 보수파들에게 새로운 공격거리가 되었고, 최근 뉴섬의 자녀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서머캠프에 참여한 사진이 공개된 것도 사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놀라운 것은 최근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주지사 소환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47% 대 50%, 박빙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실제 선거에서 뉴섬을 지지하는 민주당 유권자들보다는 그를 끌어내리려는 공화당 유권자들이 더 많이 투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소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많은 가주민들, 특히 이민자사회는 개빈 뉴섬 주지사의 퇴출을 원하지 않는다. 팬데믹 초기에 그가 펼친 강력한 봉쇄정책이 아니었다면 가주는 더 큰 희생을 치렀을 지도 모른다. 그만한 리더십을 찾기도 힘들뿐더러 그의 자리를 노리는 후보들의 면면도 미덥지가 않다. 팬데믹에 기후위기까지 겹친 현 상황에서 공화당 주지사로 대체된다면 가뜩이나 양극화된 정치계에 갈등과 혼란이 심해질 것이다. 뉴섬 주지사가 남은 1년 반의 임기를 최선을 다해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해야겠다.